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회동에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동기를 언급했다는 의혹을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자관이 시인했다. 다만 그러한 발언은 러시아와의 협력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21일(현지시간)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백악관 대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을 해임한 동기에 대해 언급한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확히 뭐라고 발언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녹취록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그대로 옮겨놓은 형식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덧붙여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해임한 코미 전 국장을 언급한 것은 미·러 협력 관계 모색의 어려움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요지는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언론의 집중적인 보도 때문에 자신이 러시아와 협력할 분야를 찾기 위한 능력을 발휘하는 데 방해를 받고 있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NYT는 지난 19일 해당 녹취록을 본 백악관 인사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내가 FBI 국장을 해임했다. 그는 미쳤다. 또라이(nut job) 같다”고 비난하며 “러시아 수사 때문에 커다란 압박에 직면했는데 이제 그 짐을 내려놨다. 이제 나는 더이상 수사를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지난해 미 대선 개입 해킹 사건, 트럼프 측근들의 러시아 내통설 등 러시아 스캔들 수사 압박 때문에 코미 전 국장을 해임한 것임을 시인하는 셈이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했다. 그는 코미 국장 해임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는 비판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단지 ‘미 국내 이슈가 미·러 관계를 진전시킬 방법을 찾기 위한 그와 정부의 노력에 방해되지 않는다’는 것을 러시아 측에 말하고자 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신영인턴기자 s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