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숨 돌아오는 바이오 '기술특례 상장'

앱클론·휴마시스 등 상장 심사 신청

바이오 투자 활성화 계기될 지 주목

통과 여부, 투자 분위기 분수령

성공적인 공모주 청약도 관건

올 들어 주춤했던 중소 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성 평가 상장 특례제도를 통한 주식시장 진출이 다시 물꼬를 트고 있다. 지난해 말 이후 크게 위축됐던 바이오 분야 투자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항체의약품 바이오벤처 앱클론이 지난 18일 기술특례를 통한 코스닥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올 들어 바이오벤처가 기술특례를 통해 코스닥 직상장을 신청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술특례란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에 대해 외부 검증기관을 통해 심사한 뒤 수익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상장 기회를 주는 제도다.




2315A16 기술특례기업 상장 심사청국 및 확정 현황 수정1




2010년 스웨덴 항체 전문가들과 합작해 설립된 앱클론은 2015년 9월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술특례 평가를 통과해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한 차례 청구한 바 있지만 같은 해 12월 자진 철회한 후 기술 수출에 매진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중국 대형 제약사인 푸싱의약의 자회사인 상하이헨리우스바이오텍에 위암·유방암 치료용 항체 신약인 A101에 대해 19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는 등 예비심사 통과에 긍정적인 실적을 쌓았다.

2000년 설립된 체외진단 의료기기 전문기업 휴마시스도 이달 8일 기술특례를 통한 코스닥 상장을 신청했다. 휴마시스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합병을 통한 변경 상장이라는 안전한 길을 택했다. 기술특례 기업이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을 추진할 경우 기준을 좀 더 완화, 외부 기술 평가기관으로부터 A등급 이상을 받으면 상장을 바로 승인해주는 제도를 활용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앱클론의 기술특례 예비심사 통과 여부가 바이오 투자 분위기를 바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1·4분기 국내 창업투자회사(VC)의 바이오·의료 업종 신규 투자액은 4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인 830억원보다 40.8%가 줄어드는 등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창투사 인터베스트의 임정희 전무는 “인수합병(M&A)이 그다지 이뤄지지 않는 국내에서 기술특례를 통한 코스닥 상장은 바이오에 투자하는 VC들의 거의 유일한 투자 회수(EXIT) 시점으로 꼽힌다”며 “과거처럼 기술성 평가에서 적격 판정을 받았지만 상장에 실패한 기업들과 같은 사례가 또 나온다면 바이오업계 전반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이고 초기 벤처 투자 역시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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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클론의 성공적인 공모주 청약도 관건이다. 지난해 9월 한미약품의 기술 수출 계약이 파기된 후 주식시장에서 바이오 기업들의 인기가 전반적으로 시들해지며 신규 상장 기업들의 공모주 청약 열기도 차갑게 식었다.

실제 올 들어 기술특례를 통해 코스닥 직상장에 나선 유바이오로직스·피씨엘·아스타 세 곳 모두 지난해 말 상장을 추진했다가 시장 반응이 좋지 않자 한 차례 일정을 연기해 공모가를 낮춰 다시 진행한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모주 시장에서 바이오 기업의 인기가 떨어지고 공모가가 좋지 않으니 기업들이 상장을 꺼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성공적인 상장 사례가 나와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거래소는 올해 역시 전년에 이어 특례 제도를 활용한 유망 기술기업의 상장 활성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바이오 기업 2곳을 포함한 총 4곳의 기업이 기술특례 예비심사 청구를 신청했으며 이는 지난해 5월까지의 청구 건수와 같다”며 “3~4월 결산을 끝낸 기업들의 청구가 이제부터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관측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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