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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클’ 첫방①] tvN의 실험정신은 통했다…‘웰메이드’의 향기가 솔솔

tvN의 파격적인 ‘실험정신’이 제대로 통했다. ‘SF추적극’이라는 독창적인 드라마 장르를 개척한 ‘써클-이어진 두 세계’(이하 ‘써클’)은 안방극장에 신선한 충격을 안기며 ‘웰메이드’ 드라마의 탄생을 예고했다.

22일 첫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써클’에서는 한담과학기술대학교의 장학생 우진(여진구 분)과 외계인을 쫓고 있는 범균(안우연 분) 쌍둥이 형제의 이야기를 다루는 ‘파트1:베타 프로젝트’와 스마트지구를 들어가고자 하는 일반지구의 형사 준혁(김강우 분)의 이야기를 다루는 ‘파트2:멋진 신세계’가 이어서 펼쳐졌다.




사진=‘써클’ 캡처사진=‘써클’ 캡처


먼저 시작된 ‘파트1:베타 프로젝트’(이하 ‘파트1’)의 배경은 2017년 수재들만 모인 한담과학기술학교로, 학교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의문의 죽음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사건이 시작됐다. ‘파트1’의 중심인물인 우진은 입학 이래 과수석을 놓치지 않는 수재이지만, 힘든 가정 형편으로 인해 알바로 밤을 지새우고 사람들과 어울리기 보다는 장학금에 목숨을 걸다보니 학우들 사이 ‘생계형 수석’으로 불린다.

우진은 연구원 보조로 있던 지혁이 죽자 그 빈자리에 들어가고자 했고, 이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특히 그의 쌍둥이 형 범균이 정신병원에 이어 살인죄로 교도소에 갔던 만큼 그에 대한 의심을 품는 이들 또한 적지 않았다.

연구원에 있던 또 다른 선배와 한바탕 다툼을 벌이던 우진은 수사를 나온 형사들로부터 사건 현장에 다른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듣게 되고, 또 그 곳에서 범균과 닮은 사람을 보게 된다. 이상함을 느낀 우진은 집으로 돌아갔고, 그곳에서 모범수로 출소한 범균을 만나게 됐다. 하지만 범균의 거짓말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범균의 행동을 수상쩍게 여겼던 우진은 범균 몰래 뒤를 쫓았고, 한 모텔에서 범균이 남들 몰래 외계인의 자료를 모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외계인의 존재를 믿지 않았던 우진은 다시 정신병원에 가라고 소리쳤고, 범균은 진짜로 외계인이 존재하며 그가 아버지를 납치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싸움이 격해진 가운데, 과거 외계인으로 추정됐던 여성이 그들 앞에 나타나면서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사진=‘써클’ 캡처사진=‘써클’ 캡처


이후 이어진 이야기는 ‘파트2:멋진신세계’(이하 ‘파트2’)였다. ‘파트2’의 배경은 심각해진 오염으로 인해 일반지구와 부유층이 사는 스마트지구로 나뉜 2037년 서울이었다. 중심인물은 중심인물은 일반지구 강남경찰서 베테랑 형사 준혁과 스마트지구 시청 보안과 8급 공무원 호수(이기광 분). 준혁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스마트 지구를 들어가고자 했고, 그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진홍(서현철 분)은 그를 뒤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스마트지구를 들어가고자 기회만 노렸던 준혁은 ‘범죄율 0%’로 꼽히는 스마트 지구에서 납치신고전화를 받게 됐다. 처음 “스마트 지구에서는 범죄가 일어나지 않는다”며 준혁의 스마트지구 입성을 막았던 호수는 이후 신고자가 준혁에게 보낸 살해 동영상을 보게 됐고, 일이 커지는 것을 원치 않았던 윗선의 허락으로 어쩔 수 없이 그의 스마트지구 입성을 허락하게 됐다.


마침내 꿈꿨던 스마트지구에 발을 들여놓은 준혁은 오래 전부터 원했던 ‘쌍둥이 형제 실종사건’에 대해 조사하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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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연결고리가 없어 보이는 ‘파트1’과 ‘파트2’의 공통 연결고리는 ‘우진과 범균’ 쌍둥이 형제와 진홍이었다. 진홍은 ‘파트1’과 ‘파트2’에 모두 등장하는 인물로 이를 연기하는 배우 역시 동일하다. 즉 ‘파트1’의 배경인 2017년에서 30년이 지난 2037년이 ‘파트2’의 배경이라는 점이다. 여기에 파트1을 이끌어 가는 21세 쌍둥이 형제가 실종됐고, 이를 41살의 준혁이 찾는다는 점 역시 두 세계 사이 연결고리가 존재함을 알렸다.

1회에서 나온 단서로 추정해 봤을 때 ‘파트1’의 우진과 ‘파트2’의 준혁이 동일인물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우여곡절 끝에 스마트지구에 입성한 준혁에게 진홍이 “분명 스마트 지구에 답이 있다. 네 형제 꼭 찾아”라고 조언을 했는데, 이후 준혁의 손에 등장한 사진은 어린시절 우진과 범균이 외계인(공승연 분)과 함께 찍은 사진이었던 것이다.

‘써클’은 방송 전 ‘모 아니면 도’라는 평가를 받았던 작품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드라마 시장에서 처음 시도되는 SF추적극인 만큼 시청자들에게 무척이나 낯설었기 때문이었다. 실험정신과 신선한 시도도 좋지만 외계인이라는 미지의 존재와 30년 뒤 미래를 그리는 것은 무척이나 무모해 보였으며, 영화나 SF 소설에서 볼법한 내용들은 자칫 잘못하면 유치해 지기 쉬운 만큼 ‘써클’에 대해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본 이도 적지 않았다.

심지어 한 드라마에 서로 다른 두 개의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써클’은 SF소재들을 유치하지 않으면서도 얼마나 설득력 있게 드라마를 풀어내느냐와 두 개의 세계를 어색하지 않게 하나의 드라마처럼 보이게 할 수 있을지가 ‘드라마 흥행’에 관건이 됐다.

사진=‘써클’ 캡처사진=‘써클’ 캡처


뚜껑을 연 ‘써클’의 분위기는 좋다. 스토리 전개는 기대 이상으로 탄탄했으며, 연출 또한 물 흐르듯 매끄럽게 이어졌다. 추적극이라는 장르에 걸맞게 ‘써클’은 ‘파트1’과 ‘파트2’ 모두 의문의 죽음을 중심 사건으로 잡고 풀어내면서 극의 긴장감을 높이는데 성공했다. 군더더기를 덜어낸 빠른 전개를 선보이며 지루할 틈이 없도록 돕기도 했다.

다만 다소 뻔한 미래세계에 대한 CG에 대한 아쉬움이 있기는 했지만, 극의 몰입도를 방해할 정도는 아니었다.

첫 회만 놓고 모든 것을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써클’은 아무리 무모하더라도 드라마의 본질은 재미이며 잘 만들면 된다는 평범하고도 단순한 진리를 다시 한 번 알려주는 작품이었다. 실제 방송 직후 “간만에 볼 만한 드라마가 생겼다”며 ‘써클’에 대한 호의적인 시청자의 의견이 쏟아졌다.

‘웰메이드’의 분위기를 풍기며 기분 좋게 시작한 ‘써클’은 용두사미가 되지 않고, 끝까지 그 완성도를 지켜나갈 수 있을까. ‘써클’은 매주 월화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금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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