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죽기 직전 김환기 그림에 담긴 '하트'의 뜻

28일 서울옥션 홍콩경매 열려

김환기 말년작 22억~30억원에 출품

김환기의 120.6×86㎝ 크기 말년작 ‘4-Ⅵ-74 #334’가 오는 28일 열리는 홍콩경매에서 추정가 22억~30억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사진제공=서울옥션김환기의 120.6×86㎝ 크기 말년작 ‘4-Ⅵ-74 #334’가 오는 28일 열리는 홍콩경매에서 추정가 22억~30억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사진제공=서울옥션


지난해 11월 서울옥션(063170) 홍콩경매에서 노란색 전면점화 ‘12-V-70 #172’를 63억3,000만원에 낙찰시켜 한국 경매시장의 최고가 기록을 세운 쓴 김환기(1913~1974)가 이번에는 말년작 검푸른 점화로 홍콩시장에 나선다.

김환기의 1974년작으로 블루블랙 색조의 120.6×86㎝ 크기 점화 ‘4-Ⅵ-74 #334’가 오는 28일 홍콩 완차이 그랜드하얏트호텔 1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는 서울옥션의 22회 홍콩세일에 출품된다. 추정가는 약 22억~30억원으로 이번 경매 최고가 작품이다.

김환기가 생전에 남긴 일기를 통해 추적해 보면 이 작품은 타계 한 달 여 전인 1974년 6월 4일 그리기 시작해 일주일 후 쯤 완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김환기는 1970년을 전후해 완전 추상인 전면 점화를 이뤄냈고 특히 1973년경부터는 파랑,노랑,빨강 등 원색을 사용하던 것에서 조금 차분해진 검푸른 색조를 주로 제작했다. 첫인상은 검은 듯한 작품이지만 화가가 자신의 대표색인 푸른색을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하고 실험한 것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 작품의 특징은 하단에 작게 자리잡은 붉은 하트 도상이다. 완전 추상을 고집하던 시기의 작품에 하트가 등장한 점은 이례적이다. 김환기가 하트를 그린 것은 1950년대 모친의 작고 소식을 멀리서 접한 뒤 온종일 울며 반복적으로 하트를 그리고 그려 완성한 ‘성심(Sacred Heart)’을 비롯해 1960년대 중반까지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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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김환기가 말년작 화폭에 다시금 하트 도상을 그려넣은 것은 본능적으로 육신의 한계를 자각하고 다시 만날 모성에 대한 그리움을 무의식적으로 투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 화백은 1974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수술받은 뒤 회복 중 타계했다.

이번 경매에는 김환기의 작품 총 6점 외에 전체 87점 약 182억원어치가 출품된다.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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