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맛의 고장 전남 나주] 아침엔 나주곰탕...저녁엔 영산포 홍어...'입 안의 호사'

곰탕, 양지·사태로 육수 내 맛 개운

나주 식문화 양대산맥 홍어도 일품

바닷물·민물 만나는 구진포 장어

뼈 튀김·탕·구이 골라먹는 재미도

나주곰탕은 양지나 사태 등 고기를 삶아 육수를 내기 때문에 맛이 개운하다.나주곰탕은 양지나 사태 등 고기를 삶아 육수를 내기 때문에 맛이 개운하다.


나주는 곡창인 나주평야와 해산물 집산지인 영산포를 아우르고 있다. 쌀과 가축·생선이 풍부하니 미각이 발달할 수밖에 없는 환경인 것이다. 그래서 나주에는 음식거리가 여러 곳 조성돼 있다. 외지에도 잘 알려진 나주곰탕, 영산포 홍어, 장어가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들인데 이들은 시내에 제각각 먹자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나주에 머물면 입이 즐거운 것은 그래서 당연하다.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이라는 말처럼 독자 여러분들도 나주를 찾아 끼니마다 다른 맛을 보며 거리를 완상하는 호사를 누려 보기를 권한다.

◇나주곰탕=나주곰탕은 이미 전국구급 음식이 된 지 오래다. 서울에서도 거리를 오가다 보면 나주곰탕이라는 간판을 단 식당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정도다.


지금은 설렁탕에 못지않은 맛과 식감을 자랑하는 곰탕이지만 그 출발은 화려하지 않았다. 나주 영산포는 호남의 질 좋은 농수축산물을 한양으로 실어나르던 포구였다. 나주에서는 쌀과 함께 일대에서 생산된 쇠고기도 함께 보냈는데 질 좋은 고기와 뼈는 발라서 한양으로 보내고 남은 부위를 삶아 국을 끓인 데서 시작됐다. 나주곰탕 역시 뼈를 고았을 때는 뽀얀 국물이 우러나는데 사골 등에 비해 안 좋은 부위를 사용하기 때문에 진국을 내려면 오래 삶아야 했다.

그런데 고기 삶은 물을 버리자니 아까워서 뼈 삶은 국물에 섞어 보았더니 뽀얀 뼛국물의 색깔이 사라지고 맑은 국물로 변했고, 맛도 훨씬 좋아졌다. 이렇게 만든 맑은 장국은 고소하면서도 맛이 있었다. 여기에 잡내를 없애기 위해 마늘·생강 등을 넣고 끓여 완성한 것이 바로 나주곰탕이다. 이성자 나주시 문화관광해설사는 “나주곰탕은 양지나 사태 등 고기를 삶아 육수를 내기 때문에 맛이 개운하다”며 “무·파·마늘을 많이 넣기 때문에 누린내가 없고 무기질도 풍부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밥을 말아 계란지단과 대파를 올리고 푸짐하게 쌓인 머릿고기와 양지의 담백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가격은 어느 집이나 거의 비슷한데 일반은 9,000원, 특곰탕은 1만2,000원, 수육은 3만5,000원선으로 4~5사람이 먹을 수 있다. 지역에서는 하얀집과 삼대나주곰탕원조집·노안집 등이 유명하다.

관련기사



홍어는 곰탕과 함께 나주의 식문화를 대표하는 양대 식단이다.홍어는 곰탕과 함께 나주의 식문화를 대표하는 양대 식단이다.


◇홍어=홍어는 곰탕과 함께 나주의 식문화를 대표하는 양대 식단이다. 영산포의 삭힌 홍어가 유명해진 것은 흑산도에서 잡힌 홍어가 영산강을 따라 올라오는 도중 자연 발효돼 톡 쏘는 암모니아 맛이 나게 됐고 그 맛이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게 되면서부터다.

전라남도에서는 결혼식·회갑·초상 등 집안 경조사에 홍어가 없으면 잔치로 치지 않을 정도로 필수적인 음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제는 외지 사람들도 그 맛에 빠져들고 있는데 전 프랑스대사의 부인도 삭힌 홍어 마니아라는 기사가 나면서 더욱 유명해지기도 했다.

현재 영산포 선창가 일대에는 홍어 전문점 30여곳이 성업 중이며 택배와 포장판매 전문점까지 합치면 50곳을 웃돈다. 삼합을 만드는 홍어의 원산지는 아르헨티나·알래스카·칠레·흑산도산 등인데 초기에는 칠레산 많았지만 요즘은 아르헨티나와 알래스카산이 더 많아졌다.

가격은 홍어전·찜·삼합·튀김, 애국이 포함된 수입산 홍어정식이 2만원. 칠레산이 3만원, 흑산도 홍어정식은 4만원선이다. 영산포홍어·영산홍가 등이 맛집으로 꼽힌다. 영산동 선창가 일대.

회진리 구진포에 장어잡이 배들이 잡아온 장어를 부렸는데 워낙 깨끗하고 품질이 좋아 회를 떠 먹을 정도였다고 한다./사진제공=나주시청회진리 구진포에 장어잡이 배들이 잡아온 장어를 부렸는데 워낙 깨끗하고 품질이 좋아 회를 떠 먹을 정도였다고 한다./사진제공=나주시청


◇장어구이·정식=나주 구진포는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까닭에 예로부터 장어가 많이 나는 곳이었다. 장어거리가 생겨난 시기는 영산강 하구둑이 1970년대에 조성된 후 홍어거리가 생겨났고 뒤를 이어 1990년대에 장어거리가 조성됐다. 예전에는 회진리 구진포에 장어잡이 배들이 잡아온 장어를 부렸는데 워낙 깨끗하고 품질이 좋아 회를 떠 먹을 정도였다고 한다. 장어거리에는 한때 전문점들이 열두 곳까지 있었으나 4대강 사업 이후 개발 여파로 대부분의 집이 나주시내의 다른 지역으로 떠나고 지금은 다섯 곳만 남아 있다. 하지만 나주시내의 장어집을 모두 합치면 20여곳쯤 된다. 어느 집이나 전채요리, 장어뼈 튀김, 장어탕, 구이 등을 포함한 장어정식은 2만5,000원선이며 구이용 장어는 1㎏당 6만원으로 다섯 명이 먹을 수 있다. 구진포 강변 부근에 몰려 있으며 신흥장어·대승장어 두 곳이 오래된 집이다. /글·사진(나주)=우현석객원기자

박성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