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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럼2017] 쉬창둥 "韓-中 전통 제조업 등 상호보완성 강해…韓, 中 항공산업 기회 놓쳐선 안돼"

정치이슈, 길게보면 사소한 갈등

기업협력 해결책 '밀크티론' 제시

서로의 입맛에 맞는 상품 내놔야

2017 서울포럼 쉬창동 인터뷰./송은석기자2017 서울포럼 쉬창동 인터뷰./송은석기자




“한국은 중국의 항공 산업에서 절대로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서울포럼 2017’ 참석을 위해 지난 23일 한국을 방문한 쉬창둥 미중투자기금이사국 주석은 2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한국은 철강·조선·자동차 등 전통적 제조업에서 함께 발전해 오면서 상호보완성이 강하다”며 항공 산업에서도 양국 협력의 여지가 많다고 강조했다.

쉬 주석은 중국에서 ‘자수성가의 표본’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1983년 전 재산 40달러만 갖고 미국 유학을 떠난 지 30여년 만에 17억위안(2,800억원) 규모의 기업을 거느린 경영인으로 거듭났다. 현재 미중투자기금이사국 주석뿐만 아니라 하이밍바오헬리콥터제조회사 이사회 대표, 중국헬리콥터산업발전협회장, 구미유학기업인동문회장, 중국통용항공발전협회장 등 다양한 직함을 맡아 중국과 세계 기업인들을 잇는 가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24일 열린 한중경제포럼에서 한중 항공 산업 협력에 대한 강연으로 청중을 사로잡은 쉬 주석은 이날 인터뷰에서도 중국이 항공기를 제조하면 한국은 조종사·정비사·공항근무자 등 관련 인력과 부품, 각종 관리 솔루션 등을 제공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쉬 주석은 “미국만 해도 항공 산업의 직간접 고용 인력 규모가 580만명에 달하며 중국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며 “한국이 이런 시장을 놓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미 한국 대학 한 곳과 대규모의 인재 육성 프로그램 출범을 논의 중”이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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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으로의 인재 유출을 우려하는 한국 내 시각에 대해서는 “글로벌화된 세계에서는 국경이란 있을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어 쉬 주석은 “항공산업이면 항공산업이지 중국의 항공산업, 한국의 항공산업이라는 생각 자체를 버려야 한다”며 “삼성도 중국에 대규모의 생산 기반과 직원을 두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쉬 주석은 항공뿐만 아니라 여타 핵심 산업에서도 양국의 협력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은 “철강·조선·자동차 등 전통적 제조업마저도 함께 발전해 오면서 상호보완성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서로 다른 국가의 기업들이 손을 잡는 일은 쉽지 않다. 이와 관련, 쉬 주석은 ‘밀크티론(論)’을 제시했다. 미국인에게 차보다는 커피가, 중국인에게는 커피보다 차가 익숙하지만 밀크티라면 양쪽 모두 환영할 만한 음료다. 이처럼 “상대방의 문화를 존중하고 포용하되 밀크티처럼 서로의 입맛에 맞는 상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쉬 주석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이슈에 대해서도 명쾌한 해답을 내놓았다. 기업가로 살아오면서 “온갖 정치풍파를 봐왔다”는 그는 “정치적 이슈는 장기적으로 사소한 갈등에 불과하며 정치가들이 이른 시일 내에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기업가들은 그동안 철저히 준비를 마쳐두고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면 된다”고 충고했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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