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채권

J노믹스에 공사채 물량 급증 예고...회사채 투자심리 위축되나

지난 2년간 발행 급감과 달리

올 공공기관·공기업 16곳

공사채 발행잔액 230조 달해

하반기 채권발행 앞둔 기업들

벌써부터 자금조달 차질 우려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 관련 공약이 하반기 회사채 시장에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공공기관 일자리 창출 등 일부 정책이 공기업의 공사채 발행으로 이어지며 지난해부터 분 회사채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근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회사채 신용도가 크게 낮아진 상황에서 공사채 물량 확대는 회사채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4일 기획재정부와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요 16개 공공기관 및 공기업의 공사채 발행 잔액은 총 230조7,5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사채 발행 잔액은 최근 감소세였으나 올해 저점을 찍고 오는 2020년까지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공사채 잔액은 공기업·준정부기관·개발공사 등이 발행한 채권 잔액을 모두 합친 금액으로 공기업 채권 발행 액수를 의미한다. 공사채 발행은 지난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과 공사채 총량제 시행 등으로 공공기관의 부채 감축이 시작되면서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 공기업들이 자산을 매각하고 사채 발행을 줄이면서 공사채 발행 시장이 쪼그라들었다. 공사채 시장의 축소는 투자자들을 우량 회사채 시장으로 대거 이동시키기도 했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공사채 발행 축소는 기존 공사채의 대식가인 보험사와 연기금의 투자 대상 부재로 이어졌다”며 “공사채의 빈자리를 회사채 우량물이 채워주면서 AA급 이상 우량 회사채 시장은 수급의 수혜를 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 정부 들어 공사채 발행이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연이어 나오며 거꾸로 회사채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 때부터 내세운 정책이 공기업의 사업 확대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공기업 자금조달 확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실제로 올해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전자단기사채 발행이 잦아지는 등 세부적으로 단기 조달 시장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며 “지난 2년간 공사채 발행이 크게 줄었던 것과 비교하면 발행 재개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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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채 발행이 늘어나면 회사채 시장은 상대적으로 위축된다. 이 때문에 하반기 채권 발행을 앞둔 기업의 자금조달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공사채가 대거 등장할 경우 연기금·보험사 등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사채를 선호할 가능성이 큰 탓이다. 현 정부가 기업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기업 투자심리 위축으로 연결될 수 있다. 여기에 LG화학·LG하우시스 등 AA급 우량 대기업이 이미 6월 미국 금리 인상 시기를 피하고자 지난 4~5월 회사채 발행을 이어온 만큼 발행 시장 규모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정보기술(IT)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 확대 기조가 있지만 다른 업종에서는 아직 증설 투자 기조가 나타나지 않는다”며 “기업의 자금조달 필요성이 주로 투자 확대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회사채 발행 물량이 대폭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보호무역주의 본격화로 부담 요인이 크고 내년부터 IT 투자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며 “기업 규제를 강화하는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는 만큼 기업 투자심리 위축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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