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5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4월 경상수지 흑자는 40억 달러로 집계됐다. 2012년 3월 이후 62개월 연속 흑자 행진이지만, 59억3,000만 달러 흑자를 낸 전월(3월)과 비교하면 흑자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4월(37억6,000만 달러) 이후 1년 만에 가장 작은 흑자 규모다.
외국인 배당 지급액이 커지면서 경상수지 흑자 폭이 줄었다. 급료·임금과 배당, 이자 등 투자소득을 가리키는 본원소득수지는 4월 50억3,000만 달러 적자를 내며 역대 최대 적자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배당소득수지가 53억3,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 적자를 낸 영향이 컸다. 최근 외국인의 주식 투자가 늘어난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지난 해 좋은 실적을 낸데다 기업들의 배당 성향이 강화된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서비스수지 역시 23억8,000만 달러 적자였다. 역대 두 번째 적자 규모를 기록했던 3월(32억7,000만 달러)에 비하면 적자 폭이 줄었다. 해운업 불황과 중국인 관광객 감소 영향으로 적자 폭이 컸던 운송 수지와 여행 수지가 다소 개선됐기 때문이다. 운송 수지와 여행수지도 각각 1억3,000만 달러, 12억4,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3월(33억6,000만 달러)에 비하면 크게 개선됐지만 여전히 지난해 4월(5억3,000만 달러)보다는 크다. 사드 배치를 두고 중국 당국이 가한 보복 조치로 중국인 관광객 수가 같은 기간 66.6% 줄어든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흑자 폭이 줄었지만 경상수지는 6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수출이 호조세를 보인 덕분이다. 지난 4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2% 증가한 482억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은 6개월 연속 증가세다. 이에 따라 상품 수지는 119억3,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6월(128억3,000만 달러)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 흑자 폭을 올렸다.
한편 국내 거주자의 외국 투자를 나타내는 증권투자(자산)는 47억7000만 달러로, 2015년 9월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 하지만 증가폭은 3월(94억3000만 달러)의 절반 이하로 쪼그라 들었다. 외국인의 국내 투자도 70억4,000만 달러에서 19억 달러로 상당폭 축소했다. 우리나라 주가지수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일부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탓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주식투자 또한 30억 달러에서 9억8,000만 달러로 줄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수출이 호조를 보였는데도 외국인 배당 급증에 따른 본원소득수지 감소에 따라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었다”며 “배당 월인 4월에 보이는 계절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