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오리가 ‘AI 불쏘시개’ 악명 얻은 이유는

전북서 오골계나 토종닭 아닌 오리 감염 첫 사례

증상 늦게 나타나는데다 배설물로 바이러스 대량 방출



두 달 만에 발생한 고병원성 인플루엔자(AI)가 오리로까지 번졌다. 오리는 ‘AI 불쏘시개’라 불릴 만큼 AI를 빠르게 확산시킨다. AI가 전국으로 전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전북 군산과 익산에서 각각 1건과 2건의 AI 의심 사례가 확인됐다. 이 중 익산의 한 농장주는 본인이 키우던 100여 마리의 청둥오리 중 5마리가 폐사했다고 진술했다. 해당 농장은 지난 5~6일 AI 의심 신고가 들어온 완주와 익산 농장이 사들인 토종닭을 유통한 중간유통상이 소유하고 있다. 두 달 만에 AI가 발생한 이후 오골계나 토종닭이 아닌 오리에서 감염 사례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AI 감염 의심 사례가 오리까지 번지면서 당국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오리류 관리는 AI 확산을 방지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H5’ 형 AI 바이러스가 주로 오리에서 나타나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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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학진흥협회(AAAS)에서 발행하는 과학 전문 주간지인 ‘사이언스’에서 지목한 AI 대유행의 원인도 철새였는데, 그 대다수는 오리류다. 실제 지난해 12월 환경부에서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야생조류 바이러스 검출 내역’에 따르면 당시까지 발견됐던 바이러스 항체를 지닌 철새는 쇠오리,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등 모두 오리류였다. 우리나라에서 최근 3년 연속 AI가 발생한 농가 11곳 역시 빠짐없이 오리농장이다. 오리는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 뒤늦게 발견해도 이미 AI 바이러스가 퍼진 이후일 가능성이 높다. 배설물 등을 통해 바이러스도 대량 방출한다.

당국은 7일 0시부터 24시간동안 전국 모든 가금농가(육계 제외)에 대해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발동했다. 이동중지가 해제되는 대로 농식품부, 검역본부, 방역본부로 구성된 중앙점검반 22개반 44명을 편성해 이행 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다. AI 발생지역인 전북, 제주도 전역과 경기 파주·경남 양산·부산 기장군 등은 8일 0시부터 살아있는 닭, 오리 반출을 금지할 방침이다.

정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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