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070을 02로 조작해 보이스피싱 방조한 업자 검거

"국내 전화인 줄 알았다" 피해자 속출

경기남부경찰청/연합뉴스경기남부경찰청/연합뉴스


보이스피싱 조직에 070 인터넷 전화를 개통해주고 02 등 국내 전화번호 변조해 범행을 도운 별정통신사 대표와 유령법인 조직원 일당이 경찰에 잡혔다. 8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사기 방조 등의 혐의로 별정통신사 대표 박모씨, 유령법인 대표 최모씨 등 3명을 구속,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박씨는 서울에서 별정통신사를 운영하면서 14개 중국 대리점으로부터 고객 정보를 받아 3,400여개의 ‘070’ 인터넷 전화를 개통했다. 또 ‘02’, ‘1588’ 등으로 발신번호를 조작해 서비스하는 수법으로 3억6,0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별정통신사는 SKT, KT, LGT 등 기간통신사업자의 전기통신회선 설비를 이용해 전화를 개통해주는 통신사다.


최씨 등 유령법인 조직원들은 노숙인이나 신용불량자에게 돈을 주고 바지사장을 모집해 유령법인 5개를 만들어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에 전달했다. 이후 박씨를 통해 전화를 개통할 수 있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개인은 1~2개의 번호를 개통할 수 있으나 법인의 경우 1곳당 20~30여개의 번호를 개통할 수 있다. 유령법인이 제공한 명의로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은 77명으로부터 10억여원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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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피해자들이 발신번호를 보고 국내에서 걸려온 전화로 오인해 사기를 당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가 발신번호 변작을 하며 본인 확인 절차도 거치지 않았으며 범죄에 악용될 줄 짐작하고도 범행을 지속했다”며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은 박씨 덕분에 사람들이 속을 만한 국내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사기를 쳤다”고 말했다.

박씨는 “발신번호 변작 서비스를 제공한 것은 맞으나, 그 번호가 범죄에 쓰일 줄은 몰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이 국내 별정통신사와 결탁해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더 있을 것이라 추정해 수사를 확대해갈 방침이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

조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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