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상반기 독자들, '위로' 받고 '소장욕' 불태우고 '정의' 좇고 '열공'했다

■교보문고 상반기 베스트셀러 집계 결과

시·에세이와 소설 꾸준한 인기...판매액 각각 14.7%·7.2% 늘어



올 상반기 서점가는 책을 통해 ‘위로’받기를 원하는 독자, ‘소장욕’을 불태운 독자, ‘정의’를 배우고자 한 독자, ‘열공’하는 독자들이 움직였다.

교보문고가 13일 발표한 올 상반기(1월1일~6월12일) 판매 집계 결과 인문(9%·이하 점유율), 소설(7.3%), 시·에세이(6%) 분야는 전체 판매액의 22.3%를 기록, 전년 상반기(21%) 보다 소폭 상승했다. 특히 시·에세이와 소설 분야는 ‘언어의 온도’ ‘82년생 김지영’ 등 이 분야 도서가 베스트셀러 목록에 다수 오르며 각각 14.7%, 7.2%의 판매액 신장률을 기록했다.

소설의 인기는 지난해 한강의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 이후 이어진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이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30대 여성의 보편적인 삶을 현실감 있게 그려 낸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은 30대 여성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꾸준한 인기를 끌었다. 에세이 분야에서도 독자들을 움직인 것은 위로와 감성이었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이야기를 감성 에세이로 풀어낸 ‘언어의 온도’가 상반기 종합 판매량 1위를 차지한데 이어 20~30대 여성독자들의 지지에 힘입어 소노 아야코의 ‘약간의 거리를 둔다’ ‘남들처럼 결혼하지 않습니다’, 사노 요코의 ‘사는 게 뭐라고’ ‘문제가 있습니다’ 등이 인기를 끌었다.


문학분야에서는 독자들의 소장욕구를 자극하는 리커버 버전이나 한정판 도서의 인기가 두드러졌다. 윤동주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복간 초판본이 인기를 끈 가운데 ‘제인 에어’ ‘위대한 개츠비’ 등 지난해 리커버 한정판으로 출간한 고전 도서들이 독자들의 소장욕구를 자극한 것. 특히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도서와 함께 판매된 유료 굿즈 매출액은 전년 대비 68.3% 늘기도 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는 소소한 낭비로 행복을 찾는 소비트렌드가 2030세대에 만연했다”며 “저성장과 취업난에 지친 세대들이 작은 만족감을 얻기 위한 물건에는 지출을 하면서 표지 디자인을 현대적 감각으로 바꾼 리커버 도서, 계절감 있는 디자인이나 색깔을 바꾼 한정판은 같은 희소성 있는 콘텐츠가 수집욕구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책이 주는 아날로그 감성에 빠져든 독자들이 있는가 하면 책을 통해 정치사회 문제의 해법을 풀어보려 한 독자들도 많았다. 올 상반기에는 종합 100위권에는 ‘문재인의 운명’ ‘대한민국에게 묻는다’ 등 정치 분야 도서 2종이 올랐고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탄핵에서 이어진 조기 대선으로 헌법, 정의, 국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유시민의 ‘국가란 무엇인가’도 다시 인기를 얻었다. 이에 따라 정치·사회 분야 서적은 20.8%(판매액 기준)에 달하는 신장률을 기록했다.

초중고 학습교재 부문의 판매액과 점유율이 모두 줄어든 반면 공부하는 ’어른이’들의 공부 열풍은 뜨거웠다. 역사 왜곡 문제가 핫이슈로 떠오르면서 역사 관련 서적 판매량이 늘었고 고영성의 ‘완벽한 공부법’ 김민식의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등 성인을 위한 공부법을 소개한 책이 인기를 끌었고 ‘책맥’ ‘북스테이’ 등 책을 즐기는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1시간에 1권 퀀텀 독서법’ ‘1만권 독서법’ 등 책 읽는 법을 공부하는 도서들도 지난해 동기간 대비 12.3% 신장했다.

교보문고는 올 하반기 출판 시장 트렌드로 △문학의 다양성(박민규·김애란·최은영 등 젊은 작가 신작 출간) △서브컬처의 부상(비주류 문화 대변 서적 출간) △스몰 스타(스타 작가 출현 채널 다변화) △진화된 콜라보레이션(출판계의 콜라보 마케팅 진화) △4차 산업혁명 이후의 인간 △성장하는 나(자기계발 서적 인기) △정치는 계속된다, 일상에서(정치 관련 서적 인기) 등을 꼽았다.

서은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