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에 마련된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옥상에서 풋살 경기를 즐기는 등 ‘체험’ 컨텐츠가 소비자들을 집객시키는 요소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온라인과 모바일 쇼핑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유통가의 최대 화두로 집객이 떠올랐다. 쇼핑이라는 목적 없이도 소비자들의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첫번째로 맛집을 유치한 유통업계는 그 다음 단계로 체험 컨텐츠를 선보여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종합부동산 서비스회사 어반프라퍼티의 김재환 본부장은 “최근 몰링 트렌드가 맛집에서 나아가 다양한 체험 컨텐츠로 확대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서는 쇼핑몰이나 상가에 방문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즐거움과 만족도를 높여야 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신세계는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지난달 31일 ‘별마당 도서관’을 개관했다. 쇼핑몰의 중심부인 센트럴 플라자에 들어선 별마당 도서관은 총면적 2800㎡에 2개 층으로 구성됐으며, 13m 높이의 대형서가 3개 안에는 5만 여권에 달하는 책을 진열했다. 이를 위해 신세계는 60억원의 투자를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별마당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읽는 것에서 나아가 월별·요일별 테마를 정해 고객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문화 이벤트를 함께 진행, 다양한 체험 컨텐츠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첫번째 테마로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전을 선보였으며, 명사 초청 강연, 클래식 공연 등 도심 속 랜드마크가 되기 위한 수준 높은 무료 공연을 기획해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달 오픈한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는 어린아이를 둔 가족단위 고객들을 위한 체험 컨텐츠를 구성했다. ‘H 키즈 스튜디오’라는 이름의 키즈 전용 문화센터가 대표적이다. 이 곳은 신체 놀이, 오감 발달뿐만 아니라 감성을 키우는 키즈 컬처 카페 등 놀이와 즐거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클래스를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더불어 남성 고객들을 위한 게임존도 구성됐다. 아울렛관 4층 남성패션관에 플레이스테이션 라운지가 들어선 것.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헤드셋을 끼고 가상현실(VR) 게임을 즐길 수 있어 남성 고객들의 유입을 도모하고 있다.
용산 아이파크몰은 일찍이 체육시설을 통한 체험 컨텐츠 강화에 나서 집객 효과를 높이고 있는 사례다. 지난 2012년 옥상에 풋살장을 조성,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예약이 이어지자 이듬해 실내구장까지 확대했다.
아이파크몰 측은 풋살이용객의 쇼핑 전환 효과가 크다고 판단하고, 매년 계절에 맞춰 야외 이벤트 광장에서 아이스링크와 워터파크를 추가로 운영하고 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이파크몰에 머무르게 한다는 것이 체험 컨텐츠를 확대한 이유다. 이에 실제로 워터파크를 찾은 2만여명의 고객 중 30%가 아이파크몰 신규 고객으로 가입하는 결과를 얻기도 했다.
어반프라퍼티 김재환 본부장은 “체험 컨텐츠는 지역이나 소비자들의 특성을 반영하여 차별화된 집객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핵심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문화 등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발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관건이다”라고 설명했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