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맥주 회사들이 무알코올 맥주의 생산량을 대폭 늘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위 업체인 기린맥주가 지난 4월 발매한 무알코올 맥주 ‘제로이치’의 생산량을 최근 당초 계획의 3배로 끌어올렸다고 18일 보도했다. 이 제품은 발매 2개월 만에 연간 판매목표의 절반이 팔려나가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일본 정부의 주류 저가판매 규제 강화로 각사의 주력 맥주 제품 판매가 이달 들어 20%나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밖에 산토리도 무알코올 제품 ‘올프리’의 6~7월 생산량 목표를 지난해보다 10% 가까이 늘렸다.
올해 일본 무알코올 시장은 전년 대비 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알코올 맥주 인기 왜
아베 ‘일하는 방식 개혁’ 영향
회사원들 야근 크게 줄어들어
세금 안붙어 수익성도 높아
통상 ‘맛이 없다’ ‘취하지 않는 술은 쓸모없다’는 평가를 받았던 무알코올 맥주가 일본 시장에서 주목받게 된 것은 소비자들의 달라진 생활 패턴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적극 추진하는 ‘일하는 방식 개혁’의 영향으로 회사원들이 늦은 밤까지 회사에서 야근을 하는 일이 크게 줄어들고 그 결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직장인들의 폭음도 줄었다는 것이 일본 맥주 회사들의 분석이다. 후세 다카유키 기린맥주 사장은 “‘일하는 방식 개혁’의 영향으로 근무 후 육아나 가사에 힘을 쏟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취하지 않으면서도 기분전환을 원하는 수요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전체 맥주 시장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무알코올 맥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일본 국세청이 주류 저가판매를 강하게 규제하고 나서면서 새로운 수입원을 물색하던 맥주 회사들이 주세가 붙지 않는 무알코올 맥주에 눈을 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