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케이크부터 인형까지…떡은 최고의 장난감"

민제원 라이스클레이 대표

천연재료 쌀가루로 만들어

가지고 놀다 먹어도 안전

日 진출…올 매출 40억 기대

한국적 쌀문화 세계에 알릴 것





“10년 넘게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됐을 때 떡집을 하던 친구가 절편으로 케이크를 만들더라고요. 만져봤는데 수분을 머금고 있는 따뜻한 느낌이 아이들 놀이용으로 써도 좋겠다 생각했어요.”


출출한 배를 채울 수 있는 최고의 간식거리 떡이 놀이기구로, 공예품으로 변신했다. 지난 16일 경기도 구리시 라이스클레이 본사에서 만난 민제원(43·사진) 대표는 인터뷰에 앞서 취재진을 전시장으로 안내했다.

알록달록한 색깔의 케이크부터 귀여운 캐릭터 모양의 각종 인형, 선인장까지 누가 봐도 컬러 찰흙으로 빚은 것 같은 이 모든 것들은 바로 떡과 앙금으로 만든 작품이었다. 민 대표는 “아이들 체험놀이부터 요리 실습, 기념일 애인 선물까지 떡으로 뭐든 다 만들 수 있다”며 “예쁘게 만든 다음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건 보너스”라고 소개했다.

민 대표는 맞벌이를 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그러나 두 아이가 점점 자라면서 엄마의 손길이 필요했고,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나왔다. 당시 아이가 아토피로 고생하면서 자연스레 천연재료에 관심이 많아졌고, 떡의 새로운 기능을 찾게 됐다.


“떡을 밖에 오래 두면 딱딱하게 굳잖아요, 일반 찰흙처럼 굳거나 갈라지지 않게 만들면 훌륭한 장난감이 될 거라 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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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지 않는 떡’ 라이스클레이로 만든 다양한 캐릭터와 인형들. /구리=임진혁기자‘굳지 않는 떡’ 라이스클레이로 만든 다양한 캐릭터와 인형들. /구리=임진혁기자


대학 때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건 민 대표의 큰 자산이었다. 2010년부터 3~4년간 홀로 쌀가루를 무수히 반죽하며 온도를 달리하고 재료의 섞는 양을 조절했다. 결국 2014년 말랑말랑하면서도 모양을 만들 수 있고, 상온에서 6시간 이상 탄성을 유지할 수 있는 라이스클레이 제조기술(특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100% 국내산 쌀과 천연재료로 만들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가지고 놀다 먹어도 안전한 놀이 기구가 탄생한 셈이다.

민 대표는 라이스클레이를 이용해 자신의 공방이나 유치원, 초등학교 등에서 강의를 시작했고 자격 과정도 만들었다. 이렇게 전국 90곳에 교육센터가 생겼고 지금까지 4,000여명이 라이스클레이 강사로 활동 중이다. 별다른 홍보 없이 입소문으로 퍼진 것치고는 놀라운 성과다.

회사 직원은 2014년 2명에서 2015년 9명, 지난해 14명으로 늘었고 올해에는 벤처기업협회가 선정하는 우수벤처(일자리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민 대표는 올해를 본격적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고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매출액도 지난해 9억원에서 올해 40억원으로 대폭 올려잡았다.

그는 “올해 일본 지사를 열었고 베트남에도 진출할 계획”이라며 “일본에는 화과자, 중국에는 면수(밀가루)공예가 있는데, 라이스클레이를 한국의 대표적인 쌀문화로 만들어 세계에 알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구리=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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