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그룹 차원에서 추진되는 수직계열화 작업의 일환으로 모기업인 현대·기아차에 자동차용 고급 특수강을 직접 납품할 예정인 가운데 시장 선두 업체인 세아베스틸이 해외 판로 확대와 맞춤형 특화 기술 개발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세아베스틸로서는 현대제철의 자동차용 특수강 시장 진출이 국내 업체 중에서는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현대·기아차향(向) 물량을 잠식할 수 있는 위협 요소다.
1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세아베스틸은 지난달 독일 뒤셀도르프에 사무소를 열어 글로벌 완성차 및 부품 업체들과의 스킨십 확대에 나섰다. 세아베스틸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밀집한 유럽 지역에서의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고 이들에 자동차 부품을 납품하는 OEM사와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세아베스틸은 세아제강과 함께 세아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조선과 에너지 산업, 자동차 등에 쓰이는 고급 특수강을 생산하고 있다. 전체 매출 가운데 자동차용 특수강 매출 비중이 40%에 가까울 정도로 크다. 현대·기아차에 고급 특수강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수입 특수강을 제외하고는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현대제철이 당진에 자체 특수강 생산 설비를 구축하면서 위기감이 커졌다. 독일 사무소를 내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상대로 영업을 강화하기 시작한 것도 이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차원으로 읽힌다. 이태성(사진) 세아베스틸 대표도 연초 “15% 수준인 수출 비중을 25~3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해외 영업뿐 아니라 기술력 차원에서도 차별화에 집중하고 있다. 세아베스틸은 거래처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기 위해 6대 특수강 특화제품을 선정, 내년 출시를 목표로 연구개발(R&D)에 역량을 쏟고 있다. 자동차 변속기에 쓰이는 열처리 저변형강과 같은 자동차 특수강 외에 석유 시추와 건설중장비 등 특수한 용도로 쓰이는 강재가 6대 제품에 포함됐다.
세아베스틸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특수강 메이커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6대 특화제품을 선정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고객의 니즈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