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이 큰 논란을 일으켰다. 러시아의 재벌 3세로 알려진 10대 소년은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돈을 주며 자신이 원하는 일을 시킨다. ‘나체로 돌아다니기’, ‘개를 총으로 쏴 죽이기’ 등 수락하기 힘든 일을 시키지만 10대 소년의 요구를 수용하는 이들도 있다. 영상에 나온 사례들만으로 돈의 힘을 일반화해서 말할 순 없지만 돈이 평소 할 수 없던 일을 하게 만드는 강력한 동기를 제공한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돈이 사람을 지배만 하는 것일까. 1982년 독일 훔볼트대의 베르너 귀트 연구팀이 개발한 게임인 ‘최후통첩’ 게임을 보면 돈과 사람의 관계가 그리 단순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게임은 단순하다. 게임을 제안한 사람에게 돈을 받은 사람이 다른 이에게 돈을 분배하고 둘이 합의하면 서로 나눠 가지는 게임이다. 경제적 관점에서만 접근하면 10만원 중 5만원을 받든, 1만원을 받는 받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돈의 분배가 불공평하다고 느낀 이들은 분배 제안을 거절하기도 한다.
‘돈의 힘’은 이처럼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돈과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심리학, 신경과학 및 행동경제학 분야의 최고 학자들을 인터뷰하고 수백 건의 사례를 수집해 책을 집필했다. 단순히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돈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논하기에는 돈의 힘을 제대로 분석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는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만한 주제일 것이다. 책에 따르면 돈과 행복의 관계는 상당히 미묘하다. 돈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 적게 가진 사람보다 행복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우리는 갑작스레 돈이 생겨났다 해도 크게 행복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가진 돈으로 더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책은 행복하게 소비하는 여러 가지 방법도 알려준다. 그중 하나는 물질적 재화가 아닌 경험을 소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멋진 옷이나 가구를 사기보다 여행에 돈을 쓰는 것이 훨씬 낫다. 여행을 다녀온 경험은 오래 남기 때문에 더 큰 기쁨을 느끼게 해준다. 게다가 물건을 사는 일이 즐거운 경험과 함께한다면 더 행복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돈이 많은 사람에게 돈이 동기 부여가 될까’ ‘내재적 동기를 유발하는 데 돈과 칭찬 중 어떤 것이 영향이 클까’ 등 우리가 평소 궁금해했던 일들을 구체적인 실험과 사례들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돈의 힘을 제대로 이해하게 돕는다. 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