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하반기 민간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로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을 당초 전망보다 0.2%포인트 높은 2.8%로 올려 잡았다. 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약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이 집행되면 3% 성장도 바라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한국은행은 13일 2017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수출 및 설비투자가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민간소비 부진도 점차 완화되면서 개선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라면서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을 2.8%로 전망했다.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 상향 조정이다. 한은은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 2.5%에서 4월 2.6%로 0.1%포인트 올린 데 이어 이번에 또 다시 0.2%포인트 올렸다.
한은의 이번 전망치에는 정부가 하반기에 계획 중인 추경 효과는 반영되지 않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내외 경제여건의 변화를 고려해 향후 국내 경제를 새로 전망해본 결과 올해 경제성장률은 2.8%로 예상된다”며 “정부의 계획대로 추경이 통과돼 집행된다면 올해 경제성장률을 추가로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혀 3% 성장 가능성도 열어놨다. 앞서 정부는 추경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0.2%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은은 특히 하반기 민간소비가 살아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지표 개선과 신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로 소비심리가 좋아지고 있고, 고용사정이 좋아져 가계의 임금소득도 예상보다 증가세가 높게 나타났다는 이유에서다.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가계소득 증대 정책도 향후 민간소비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한은은 가계빚이 계속 늘어나면서 이자지급 부담이 커지고 실질구매력이 나아지지 못하고 있는 점은 민간소비 회복의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한은은 상반기 경기 회복세를 주도했던 설비투자와 수출은 견실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다만 건설투자는 주춤할 전망이다. 한은은 “건설투자는 지난해 이후 건물착공 축소 등의 영향으로 점차 둔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당초와 같은 1.9%로 유지됐다. 한은은 “올해 하반기에는 유가의 기저효과 축소, 농축수산물가격 안정 등으로 물가 오름세가 다소 둔화될 전망”이라며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높이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