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정치권에서는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불을 댕긴 증세 방안을 놓고 하루 종일 갑론을박이 오고 갔다. 당장 제1야당인 한국당에서는 강도 높은 비판이 터져나왔다. 이현재 정책위의장은 “증세 없이 국정과제를 추진한다던 문재인 정부가 하루 만에 입장을 뒤집은 건 ‘날림공약’을 자인한 셈”이라며 “세계 각국은 경쟁적으로 법인세를 낮추며 기업 투자를 유도하고 있는데 정부가 무리한 공약을 위해 국민에게 세금 부담을 전가시키는 건 신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추경호 의원도 “법인세를 내리는 건 당장 힘들지 몰라도 증세에는 절대 반대”라며 “고소득자 증세 역시 충분한 합의 없이 서둘러 추진했다가는 계층 갈등만 부르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지만 법인세·소득세 인상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으나 김동철 원내대표는 “증세는 최후의 수단이다. 성급한 방식으로는 국민 동의를 얻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여당인 민주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는 마찬가지다. 이상민 의원은 “정부가 비용절감 노력 없이 증세하겠다는 것은 국민의 동의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며 “법인세 인상은 결국 상품가격으로 전가되고 소득세 인상도 경제적인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국민 공감을 얻기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당시 법인세 명목세율을 상향하는 것은 물론 고소득층 세율 인상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른정당은 일단 증세 논의에는 참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김세연 정책위의장은 “법인세 실효세율을 높이는 노력이 우선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명박 정부 이전 수준(과표 500억원 초과 기업에 25% 최고세율 적용)으로 높이는 방안은 논의할 수 있다”며 “과표구간 조정이나 최고구간 신설 등을 통한 소득세 인상도 함께 고민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나윤석·박효정기자 nagi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