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김충범 500볼트 대표 "스타트업 뭉쳐서 해외 나가야 산다"

벤처연합 500볼트 창업자 김충범 대표, 글로벌 컨퍼런스 강연

시장 크기가 비즈니스의 본질

같은 BM 벤처 뭉쳐 덩치 키우고

해외기업과 '지분 섞기' 등 활용

美·中 등 글로벌 시장 도전해야



“시장의 크기가 비즈니스를 지배합니다. 스타트업(신생 벤처)이 살아남으려면 시장이 월등히 큰 해외로 나가야 하고 이를 위해 비슷한 스타트업들끼리 뭉쳐야 합니다.”

벤처연합(얼라이언스) 사업모델로 주목받은 연합그룹 500볼트 창업자 김충범(42·사진) 대표는 최근 벤처스퀘어가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개최한 글로벌 스타트업 콘퍼런스의 강연에서 벤처 성장전략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시장 크기가 비즈니스의 본질 중 본질이라고 규정했다. 가령 같은 비즈니스모델을 가진 벤처들이 한국과 미국·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했을 때 성공 확률은 확연히 차이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사실 무엇을 창업할 것이냐보다 어떤 시장에서 시작할 것이냐가 훨씬 중요한 문제”라며 “쉽게 말하면 한국을 떠나 처음부터 미국이나 중국에서 창업하라”고 조언했다.

해외 창업을 권유하는 데는 열악한 환경의 이유도 있다. 맥킨지보고서에 따르면 창업 후 매각이나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는 비율은 한국이 평균 0.4%로 미국(61%)이나 이스라엘(60%)과 비교조차 불가능하다. 국내에서 벤처에 투자해 자금을 회수하는 평균 기간은 미국 6.8년, 중국 3.9년보다 훨씬 긴 14.2년에 달한다.

김충범 500볼트 대표김충범 500볼트 대표


그는 “불모지 같은 환경을 이겨내려면 결국 시장을 확장시켜야 하고 새로운 성장 방식을 선택해야 하는데 기존처럼 해외에서 파트너십을 맺거나 조인트벤처 형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파트너십을 구축하더라도 대개는 국내 벤처가 너무 작아 시장 공략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 같은 비즈니스모델을 가진 벤처끼리 뭉쳐 덩치를 키우고 해외 업체와도 연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2015년 설립한 500볼트도 온·오프라인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지분 맞교환 방식으로 인수합병(M&A)을 거듭해가며 규모를 키우고 있다. 현재 교육·광고·유통사 등 20여개 스타트업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말 창업 2년 만에 중소벤처기업 전용 주식시장 코넥스에 상장될 정도로 빠른 성장이 가능한 배경에 지분 섞기가 있다. 인수할 벤처 지분을 500볼트가 소유하면 반대로 인수기업은 500볼트 주식을 갖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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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특히 해외 기업과의 지분 교환이 타진될 때 창업자가 지분이 아까워 무산되는 경우가 많다”며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회사를 구조적으로 연결하는 전략에 몰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이 전략적 시너지를 위해 과감히 피를 섞고 있는 점을 감안해 한 회사로 묶이는 것에 주저해서는 안 된다는 충고다.

이어 김 대표는 “홍콩·베트남 호주 등 IPO가 비교적 쉬운 국가들이 최근 자국 자본 시장으로 한국 벤처들을 러브콜하고 있다”며 “글로벌 IPO에 성공한다면 지사 설립 등 현지 시장 진출의 어려움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새로운 전략 없이 새 개척지를 밟는 것은 무덤으로 가는 길을 재촉할 뿐”이라며 “창업에 대한 비관적 시각을 버리고 기업가정신으로 글로벌 시장 도전에 나설 때”라고 덧붙였다.

박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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