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인터뷰②] 서재형 “아이돌→배우, 자유 늘어나…다채로운 표현 가능”

MBC ‘파수꾼’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서재형은 사실 아이돌그룹 출신이다. 가수 활동을 완전히 접고 배우로 전향한 만큼 그동안의 활동을 돌아보는 시각도, 배우로서 목표하는 바도 남달랐다.

서재형은 지난 2012년 DSP엔터테인먼트의 보이그룹 에이젝스로 데뷔했다. 2015년 1월에는 공익요원으로 근무했고, 소집해제 후 지금의 소속사인 갤러리나인에 자리를 잡았다. 갤러리나인은 윤태영, 김민영 등이 소속돼있는 배우전문 매니지먼트인 만큼 앞으로도 배우로서 활동을 이어나가겠다는 각오다.

데뷔는 아이돌이었지만 먼저 배운 것은 연기였다. 중학생 때 놀이공원에 놀러 갔다가 길거리 캐스팅을 당하기도 했던 서재형은 비슷한 시기 연기학원에 들어갔다. 이후 DSP에서 아이돌그룹으로 데뷔했으나 공백기도 길어지고 슬럼프도 찾아오자 작사 작곡과 연기를 다시 시작했다. 2014년에는 웹드라마 ‘뱀파이어의 꽃’에서 주연을 맡기도 했다.

아이돌로서 연기에만 집중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첫 주인공인데다 인간이 아닌 뱀파이어 역할이었기 때문에 부담감도 많았다. 연기적으로 혹평을 받은 후 많은 고민을 했다. 힘든 시기였지만 서재형은 “그런 채찍질로 인해 더 발전할 수 있었다”며 “‘뱀파이어의 꽃’을 본 시청자분들은 ‘파수꾼’에서 연기가 좋아졌다고 호평해주시더라”라며 수줍게 웃었다.

서재형의 첫 지상파 출연작인 ‘파수꾼’은 범죄로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이 모여서 아픔을 이겨내고 정의를 실현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서재형은 극 중 조수지(이시영 분)의 강력계 형사 후배 마진기로 등장했다. 김은중(김태훈 분)과 뜻을 함께 하며 파수꾼들의 활약을 뒤에서 돕는 역할을 했다.



-지금까지 뱀파이어와 형사를 연기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좋아하는 것은 장르물인데 하고 싶은 것과는 다르더라고요. 사랑하는 여자가 나를 배신해도 끝까지 지켜주는 착한 남자를 해보고 싶어요. KBS2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의 송중기 선배 같은 역할이요. 정반대로 허세 있는 재벌 2세도 끌려요. 이번에 정의의 캐릭터를 해봤잖아요. 악역까지는 아니더라도 반대의 역할도 도전해보고 싶죠. 제가 평소에 긍정적인 편이라 화내는 일이 별로 없어요. 정의롭지 않은 역할을 하면서 저의 또 다른 면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룹을 탈퇴한 상태다. 그럼에도 작사와 작곡은 놓지 않았는데, 혹시 가수로서 무대에 다시 서고 싶은 생각은 없나.

최근 Mnet ‘프로듀스 101’을 보면서 많은 공감을 했어요. 연습하는 친구들의 고생스러운 마음을 저는 알죠. 되게 안쓰럽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프로듀스 101’에 나가면 몇 등을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은 조금 해봤어요. TOP11까지는 아니더라도 선택받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러려면 20대 초반으로 돌아가야 될 것 같더라고요(웃음).



-연기를 하면서 어떤 점에 매력을 느꼈나. 가수 활동을 할 때와 차이점이 있나.

가수 활동을 할 때는 3분 동안 무대에 서요. 제 파트를 보여드릴 수 있는 시간이 짧죠. 그리고 보여드리는 모습도 잘생김, 멋짐, 귀여움, 치명적 정도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배우는 여러 가지의 감정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아요. 미묘하고 미세한 감정에 매력을 느껴요. 싫어도 너무 싫은 티를 내지 않고, 좋아도 너무 좋은 티를 내지 않고 단계별로 표현할 수 있잖아요. 표현이 자유로워서 좋아요.

-그렇다면 아이돌로서 연기를 하는 것과 신인 배우로서 연기를 하는 것도 다른지 궁금하다.

연기돌일 때는 팬 분들을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표현을 할 때 조금 갇혀있는 느낌이에요. 배우에게는 자유가 있어야 조금 더 다채로운 연기가 나오는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에는 연기돌 분들이 연기를 정말 잘 하세요. 샤이니 키 선배님이 능청스러운 연기를 자연스럽게 하시는 것을 보고 감탄했죠. 키 선배님을 비롯해 임시완, 박형식 선배님 등 여러 선배님들 덕분에 선입견이 많이 없어졌어요.

-연예인으로서 2막의 시작이다. 아이돌 때부터 지켜본 팬도 있을 것이고 배우 활동으로 새롭게 알아봐 준 팬도 있을 텐데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제는 배우의 팬으로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원래 자유로운 것을 좋아해요. 이번에 팬 분들이 촬영장에 커피차를 선물해주셨을 때도 오빠 동생처럼 편안하게 이야기했는데 그런 친숙한 소통을 또 하고 싶어요. 배우로서 제 모습을 보고 팬이 돼주시는 분들에게는 제가 보여드리지 못한 모습을 더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연기적인 부분을 보고 팬이 되신 거니까요. 제가 작사 작곡도 하고 있고 춤과 노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려고요. 조금 더 작품을 많이 하고 팬미팅을 열게 된다면 다양한 무대를 꾸밀 생각입니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혹시 롤모델로 삼고 있는 배우가 있나.

차태현 선배님이 제 롤모델이에요. 우선 연기적으로 말할 것도 없죠. 예능에서 인간적인 면을 많이 봤어요. 선배로서 후배들도 잘 챙겨주시는 모습이 너무 멋있더라고요. 부모님에게 항상 들었던 이야기가 ‘너보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줘라’였어요. 나중에 제가 여유가 생기면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고 싶어요. 30대쯤에는 작은 커피숍이라도 하나 차려서 팬 분들과 더욱 가까이서 소통하고 싶어요. 그리고 함께 빵과 음료수를 들고 고아원이나 노인정에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거죠. 30대의 목표였는데 이제 얼마 안 남았네요(웃음). 빨리 목표를 이루기 위해 빨리 발전하겠습니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