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큰 나무는 될 성싶은 잔뿌리부터

김흥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우리 경제에서 소공인은 누구인가. 아마 잔뿌리쯤 되지 않을까 싶다.

뿌리도 보이지 않는데 하물며 잔뿌리는 뇌리에도 없다. 그렇지만 잔뿌리가 없었다면 한국 경제라는 큰 나무도 자라지 못했다. 굳건한 경제생태계 토대도 영광의 과실도 없이 큰 나무는 쓰러졌을 것이다.


제조업의 80%나 되는 소공인은 지난 1970~1980년대에 제 몫을 해냈지만 요즘 다소 외면받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지난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통해 사업성 위주로 지원하는 정책자금을 마련했다. 그전 시중은행 지원은 상환 가능성이 먼저이니 비전보다 단기 실적이 우선시됐다.

이제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 기준으로 연간 4,000억원의 자금이 추가됐으니 보다 체계적인 종합지원의 발판은 마련한 것이다. 이는 모든 소공인이 같은 조건으로 경영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뜻이다.


그럼 필요한 것을 다 갖췄을까. 얼마 전 소공인 지원방안 전문가 간담회에서 들은 말에서 답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생산기반 소공인 없이는 4차 산업의 기본이 되는 정보기술(IT)제품도 답이 없고 미래 산업사회에서 도태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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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소공인의 생존전략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소공인들을 찾아내 혁신성장을 도모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시대적 요구라면 일자리 창출, 4차 산업혁명, 공동생산, 규모의 불리함을 뛰어넘는 협동조합이 쉽게 떠오른다.

그간의 소공인 자금은 소공인을 위한 특화자금을 마련해 의미 있는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보다 소망스러운 유형에 속하는 소공인들을 위한 우대 정책금융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사업성이 좋거나 성장 가능성이 있다면 한도를 늘리거나 금리혜택 같은 추가적 지원이 필요하다. 변화의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는 잔뿌리가 튼튼해지기 위한 영양분을 어떻게 제공할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더 많은 소공인들이 이 방향으로 혁신 성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기존 소공인특화자금에 더해서 비슷한 규모의 자금이 일자리 창출, 4차 산업, 협동조합 소공인을 위해 추가된다면 머지않아 혁신 소공인이 혁신기업을 만나 진정한 4차 산업혁명을 달성해 내지 않을까 한다. 단순히 지원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산업경제를 2배 성장시키고 제조업 분야에 제2의 부흥을 앞당길 것이다.

이처럼 혁신형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소공인이 많아지기 위해서는 ‘생존과 성장’이 중요한데 역량을 키우기 위한 ‘혁신성장’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규모가 작은 소공인이라도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있으면 제때 좋은 제품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신규 정책금융상품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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