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십시일반의 마법...날아오르는 '크라우드 펀딩'

도입 1년만에 295억 자금조달

모바일·공연 등 대상도 다양해져

올들어 성공률 52%→64%로

1호 펀딩사 '와디즈' 대박 행진



30대 회사원 손정은씨는 여름 휴가를 준비 하던 중 페이스북에서 우연히 신개념 여행 가방을 소개하는 게시글을 보게 됐다. 게시글에는 가방의 특징과 기존 상품들과 다른 점 등을 비교한 짧지만 재미있는 동영상이 담겼 있었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거래를 하는 만큼 시판 중인 유사 상품들과 비교해 가격이 현격히 낮다는 점이 강조돼 있었다. 또 제작자를 소개하는 재미있는 ‘스토리’도 포함돼 있었다. 다만 가방을 바로 구매할 순 없었다. 사전 ‘펀딩’ 상품이었기 때문이다. 물건을 사고 싶은 사람들이 먼저 돈을 내면 그 돈으로 상품을 제작한 후 보내주는 조건이었다. 여행 출발일까지 시간이 넉넉했던 손씨는 선결제, 즉 펀딩에 참여했다. 손씨가 펀딩한 여행 가방은 손씨 뿐 아니라 인터넷 상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14억 원이 넘는 펀딩에 성공, 목표액 대비 약 2만9,000%의 성과를 올렸다.

최근 SNS 입소문으로 ‘대박’을 친 샤플 캐리어 앤드 백팩’의 스토리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크라우드펀딩의 한 사례다. 크라우드펀딩은 군중 또는 다수를 의미하는 크라우드(Crowd)와 자금 제공을 뜻하는 펀딩(Funding)을 조합한 용어다. 특정 활동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인터넷 또는 온라인 중개자(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업체)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서 모집하고 이익을 공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중이 조금씩 낸다는 점에서 ‘십시일반’의 마법이기도 하다.



2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도입된 크라우드펀딩은 그간 197개 기업(207건)이 펀딩에 성공해 295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기업당 평균 1억5,000만원을 모은 셈이다. 크라우드펀딩 성공 비율은 52%로 아이디어의 절반가량이 사업으로 현실화됐다. 특히 올 들어 성공률은 64%에 달하는 등 점점 인기를 더해가는 모습이다.


크라우드 펀딩의 장르는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주로 제조업과 정보기술(IT)·모바일의 성공률이 높았고, 문화콘텐츠 업종이 뒤를 이었다. 최근에는 문화콘텐츠 분야는 지난해 12%(14건)에서 올 상반기 27%(25건)로 크게 올랐는데, 영화 콘텐츠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최근에는 관광업, 공연과 신인 가수 발굴 등 펀딩 대상이 더욱 다양해지는 추세다.

관련기사



크라우드 펀딩의 방식은 크게 후원형, 대출형, 증권형 등 세 가지다.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의 경우, 증권(주식, 채권) 발행으로 자금 모집을 하고 배당금이나 이자로 유상 보상을 하는 방식이다. 후원형은 제품개발에 동참하고 프로젝트에 펀딩한 금액의 대가로 메이커가 만든 제품 혹은 서비스를 받는 방식이다. 메이커의 창작물을 단순히 사고파는 쇼핑이 아니라, 메이커의 창작활동 및 목표실현을 위한 과정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쇼핑과는 다르다.

대표적인 크라우드펀딩 업체로는 와디즈가 있다. 와디즈는 시작할 땐 후원형 크라우드 펀딩이었지만 지난해 1월 인가를 받으면서 국내 1호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회사가 됐다. 지난해 와디즈를 통한 기업들의 연간 펀딩 금액은 1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는 5월 말에 벌써 100억원을 달성했다. ‘샤플 캐리어&백팩’ 역시 와디즈를 통해 펀딩에 성공했다.

김보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