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걷는 도시, 서울’의 동반자 ‘따릉이’

류경기 서울시 행정1부시장



영국 런던에서 하이드파크에 들른 적이 있다. 걸어 다니자니 힘들 것 같고 그렇다고 차를 타고 다닐 수도 없는 상황에서 공공자전거가 눈에 띄었다. 필자와 같은 관광객도 신용카드 결제만으로 편리하게 빌릴 수 있었다. 자전거에 몸을 싣고 페달을 밟다 보니 울창한 숲의 향기가 400년 이상 된 정원의 고풍스러움과 함께 온몸으로 다가왔다. 보행자 위주로 설계된 프랑스 파리에서도 공공자전거는 여행친구였다.

우리 서울에도 이런 공공자전거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부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지난 2015년 10월 드디어 서울에도 공공자전거가 생겼다. 그 이름도 친근한 ‘따릉이’다.

첫 운영 당시 2,000대로 시작해 이제 1만2,000대까지 늘었다. 그동안 주행거리는 1,200만㎞를 넘어섰다. 지구를 300바퀴 돈 셈이다. 회원 수도 37만명으로 늘었는데 최근 1년간 연령대별 이용 건수를 보면 전체의 74.4%가 2030세대로 가장 많고 40·50세 이용자도 20.5%나 됐다. 평일에는 출퇴근시간대 이용량이 31%를 차지하는 점이 눈에 띈다. 이용객 3명 중 1명은 자전거로 출근하는 일명 ‘자출족’이라는 얘기다.


앞으로 따릉이 운영에 있어 서울시의 방향성은 수적 확대, 이용 편리성 향상, 안전 강화 등 크게 이렇게 세 가지에 맞춰져 있다. 첫째, 시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따릉이를 빌릴 수 있도록 올해 안에 2만대까지 서울 전역에 확대한다. 대여소 역시 지하철역, 버스·택시정류장을 중심으로 500m 간격으로 총 1,300개까지 촘촘하게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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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이용 편리성이다. 서울시는 외국인 관광객도 애플리케이션(앱) 설치나 회원 가입 없이 따릉이 웹페이지에 접속만 하면 쉽게 신용카드로 이용권을 결제할 수 있도록 7월에 서비스를 개선했다. 영어나 중국어·일본어로도 안내된다. 또 빌린 곳이 아닌 시내 910개 대여소의 거치대 어디에서나 쉽게 반납이 가능하다.

셋째, 안전 문제다. 자전거도로가 한강 등 천변에서는 잘 돼 있지만 도심은 아직 차도와 겸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차도는 줄이고 자전거 전용도로는 확대하는 ‘걷는 도시, 서울’ 정책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도심의 자전거 겸용차선에서는 서로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주시기 바란다.

얼마 전의 비 개인 오후 점심을 먹고 시청 후문에 있는 따릉이를 빌렸다. 광화문광장 쪽으로 달리니 저 멀리 인왕산이 한눈에 들어왔다. 다시 서울광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들른 청계천에는 문화행사가 한창이었다. 2㎞의 행복이었다.

사무실 밖을 벗어나 보고 싶은데 여유가 없는 직장인에게도, 시장에서 간단한 장을 봐야 하는데 걸어갈 엄두가 안 나 고민 중인 주부에게도, 서울 도심 내를 이동하고자 하는 시민과 관광객 누구에게도 서울의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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