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롯데, 40년 소공동 생활 '아듀'...잠실 시대 연다

신동빈, 월드타워 신사옥 첫 출근

칸막이 등 없애고 카페식 라운지

자유로운 소통·협업·혁신 강조

신동빈(오른쪽 두번째) 롯데그룹 회장이 2일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마련된 ‘캐주얼 라운지’를 방문해 직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롯데그룹신동빈(오른쪽 두번째) 롯데그룹 회장이 2일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마련된 ‘캐주얼 라운지’를 방문해 직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롯데그룹


롯데그룹이 40여년간의 소공동 보금자리를 접고 ‘잠실 시대’를 열었다.

롯데그룹은 2일 신동빈 회장이 잠실 롯데월드타워 신사옥 집무실로 처음 출근해 업무공간을 둘러보고 임직원들을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임직원들과 만나 “창립 50주년을 맞아 롯데월드타워 신사옥에 입주해 새 출발을 한 만큼 상상력과 유연한 사고를 통해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롯데그룹은 올해 4월 롯데월드타워 준공식을 연 후 그룹의 핵심부서와 계열사 입주를 진행했다. 지난달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경영혁신실과 컴플라이언스위원회·사회공헌위원회 등이 입주를 마쳤으며 올해 조직개편으로 신설된 유통·식품·화학·호텔 및 서비스 4개 사업 부문도 신사옥에 자리를 잡았다. 계열사 중에서는 롯데케미칼과 롯데물산이 신사옥으로 옮겨왔다. 현재 이들 계열사와 조직은 123층 높이 롯데월드타워의 5층과 17·18층, 20층 등 네개 층을 사용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생애주기 가치창조자’라는 새로운 비전을 내걸고 혁신에 앞장서고 있는 만큼 신사옥의 활용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비효율적인 고정식 공간과 직급 중심의 수직적인 좌석 배치를 배제했다. 직급 순서별 자리 배치나 칸막이도 없앴으며 매일 자유롭게 좌석예약 시스템을 통해 자리를 정해 근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전체면적의 30% 이상을 회의실과 접견실·라운지 등으로 배치해 자유로운 소통과 협업을 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크고 작은 회의실 28곳을 설치했으며 카페 형식의 라운지도 5곳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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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 역시 이런 변화에 적극 동참했다. 신 회장은 임직원에게 자유로운 소통과 글로벌 비즈니스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회장 집무실 안쪽에 설계됐던 전용 회의실을 집무실 바깥쪽에 설치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의 ‘잠실 시대’에 대한 재계의 관심도 높다. 롯데그룹은 사옥을 옮기면서 매번 ‘퀀텀 점프(대약진)’를 이뤘기 때문이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롯데제과를 설립한 지난 1967년에는 용산구 갈월동에 본사를 뒀다. 그 시기 롯데는 롯데제과를 기반으로 롯데칠성(005300)음료와 롯데삼강을 세우면서 국내 최대 식품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1978년부터 40여년간 이어진 소공동 시대에는 롯데그룹이 롯데호텔과 롯데쇼핑(023530)을 중심으로 한 백화점·면세점 등 국내 최대 유통 그룹으로 발전했다. 아울러 롯데케미칼(당시 호남석유화학)을 인수하면서 중화학 기업의 기틀도 다졌다. 이 시기 롯데그룹은 매출 100조원, 재계 5위로 급성장했다. 재계 관계자는 “사옥 이전은 단순히 일터를 옮긴다는 것 외에 기업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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