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020560)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 조치에도 올해 2·4분기에 높이 날았다. 중국 매출 비중이 19.5%로 다른 국적 항공사(평균 11%)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시장 상황에 따른 유연한 노선 조정과 수익성 위주의 조직 체질 개선 등이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일 실적 발표를 할 예정인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2·4분기에 3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앞서 금융투자정보제공업체 FN가이드는 아시아나항공의 2·4분기 영업이익을 302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87억원) 대비 4.98% 증가한 규모다.
아시아나항공의 2·4분기 영업이익은 지난 2011년을 정점으로 감소해 2015년에는 613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287억원을 기록한 후 올해까지 2년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게 되면서 완연한 성장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2·4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1·4분기 영업이익 26% 급감에도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아시아나항공은 2·4분기에 사드 보복의 직격탄을 맞아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1·4분기 실적 악화의 원인도 중국 승객 감소였다.
사드 배치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자 아시아나항공은 2·4분기 들어 중국 32개 노선에 걸쳐 기존 250~280석 규모 중형기(A330·B767)를 170석짜리 소형기(A321)로 교체했다. 대신 수요가 많은 동남아와 일본에 170석짜리 항공기를 290석으로 교체 투입했다. 수요에 맞춰 좌석 공급을 30%가량 늘린 것.
여기에 최장 열흘에 이르는 5월 황금연휴가 겹쳤고 유럽을 중심으로 한 장거리 노선 수요가 확대된 점도 호재였다. 4월 차세대 항공기 A350 1호기를 도입해 인천~오사카와 인천~마닐라 노선에서 운영했고 올 3월 5년 만에 국내선 운임을 평균 5%가량 인상하면서 수익성도 개선됐다.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36개 지점 통폐합을 통한 인원 감축, 임원들의 임금 삭감과 업무용 차량 반납, 기내 서비스 간소화, 수익성이 낮은 노선에 대한 과감한 정리 등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조직으로 체질 개선을 한 것도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전망도 맑다. 여름 휴가철인 3·4분기 여객 성수기와 4·4분기 화물 성수기를 앞두고 있다. 특히 4·4분기에는 최장 열흘의 추석 연휴가 있어 화물과 여객이 동시에 호조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인천~로마 등 장거리 노선을 주 5회에서 7회로 확대하고 A350 2호기를 도입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캐시카우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