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한 5만원권/일산동부경찰서수조원 규모의 불법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번 돈으로 호화생활을 즐기던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조직폭력배 출신인 이들은 서울 강남의 고급 아파트에서 지내며 현금을 다발로 쌓아두고 호화생활을 즐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도박공간개설 및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법도박사이트 운영자 박모(37)씨와 통장모집책 김모(34)씨 등 10명을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중국과 베트남 등에 위치한 사무실에 근무하는 직원 박모(30)씨 등 7명도 함께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14년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중국 칭다오와 베트남에 사무실을 두고 불법도박사이트 12곳을 운영해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사설 스포츠토토 등의 게임 베팅금으로 총 4조1,000억가량을 입금받았다.
박씨 등 운영자들은 전남지역 출신의 조직폭력배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해외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 경찰에 붙잡혔을 때에 대비해 자신들의 신변이 노출되지 않도록 거짓 진술을 하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운영자들이 직원들을 때리는 등 위협을 가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적발된 도박 종류는 사설 스포츠토토, 홀짝을 맞추는 ‘사다리’ 게임, 숫자를 맞추는 ‘달팽이’ 게임 등이었다. 이용자들이 계좌에 돈을 보내면 게임머니로 충전해주고, 도박에서 이겨 게임머니를 얻으면 이를 환전해 다시 계좌로 보내주는 방식이다. 입금된 총 베팅액은 4조1,000억원, 계좌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이용된 대포통장만 472개에 달한다. 총 베팅액 중 이들은 2,000억원가량을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은 수익금으로 서울 강남 청담동과 논현동의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며 수억원짜리 롤스로이스 승용차를 타는 등 초호화생활을 즐긴 것으로 드러났다. 금고에는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도록 5만원권이 수북이 쌓여있었다. 경찰이 현금을 확인한 결과 그 액수만 14억2,400만원이었다.
경찰은 수익금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이들을 국세청에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다. 혐의가 확정되는 대로 경찰은 범죄수익을 몰수하고, 거액의 추징금을 내게 할 것이다. 또 해외에 체류 중인 공범들에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국제 수사 공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경찰은 해당 사이트에서 상습적으로 도박행위를 한 일반인들에까지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 전했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