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에 이어 중등교사 임용 준비생도 정부의 교사 선발인원 감소에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 중등 예비교사 외침’ 소속 교사 준비생 700여명(경찰 추산)은 지난 12일 서울 중구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교과교사 선발 인원 증원과 중장기 교원수급계획 수립을 요구했다. 이들은 “올해 교과교사 선발 인원을 지난해 수준으로 회복시켜달라”며 “교사를 늘리거나 줄이는 일은 점진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전국 10대 교대와 3개 초등교육과가 속한 전국교육대학생연합도 전날 서울역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초등교사 선발예정 인원 감축에 항의했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최근 사전예고한 올해 중등 교과교사선발 인원은 3,033명으로 전년 합격자(3,889명)보다 856명 줄었다. 전년 사전예고 선발 인원과 비교하면 492명 줄어든 수치다. 반면 보건·영양·사서·상담 등 비교과는 올해 1,233명으로 지난해 합격자 533명(사전예고는 269명) 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특수교사는 702명을 사전예고해 지난해 합격자 650(사전예고 230명)보다 50여명 늘었다.
비교과 교사들은 대부분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 근무한다. 올해 이렇게 선발 인원 수가 늘어난 것은 그 동안 영양교사 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아서 늘린데다, 새 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을 위한 추가경정 예산 확보로 비교과 교사 채용규모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 중등교사 준비생은 “중등 교과교사는 사범대를 졸업하고 몇 년을 공부한 후 엄청난 경쟁을 뚫고 시험에 합격해야 비로소 교사가 된다”면서 “비교과 교사를 늘리기 위한 정부 정책 때문에 선발 인원이 비교과로 몰리면서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식으로 교사채용이 이뤄지면 열심히 공부해서 사범대에 진학한 후 힘들기로 소문난 임용고시를 통과해 교사가 되려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사선발 인원 감소는 교사지망생과 비정규직이 서로 물어뜯는 ‘밥그릇 싸움’으로도 번지고 있다. 24개 사범대 학생회로 구상된 ‘전국 사범대 학생회 단위’는 전날 광화문 광장에서 “기간제 교사 채용을 금지해 달라”고 요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기간제 교사 채용으로 인해 정규직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주장이다.
중등교사 준비생들은 교원 자격증 축소도 요구했다. 정부가 일반대학 교직 이수나 교육대학원을 통한 교원자격증을 남용해 경쟁률을 높였다는 이유에서다. 준비생들은 “교육부가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며 교사선발을 줄였으면서도 교사 자격증은 남발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의 학급당 학생 수 감축, 수년간 선발조차 하지 않는 일부 비인기 과목의 수급 대책 등을 요구했다.
다만 교사준비생의 교사 수 증원 요구에 대해서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상관없이 자신의 일자리를 위해 국민 세금을 들여서라도 선발인원을 늘려달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는 얘기다. 수십대 일 또는 수백대 일에 이르는 일반 채용시장에 비해 전국 교사 선발 경쟁률은 지난해 기준으로 초등 1.19대 1, 중등 10.73대 1 등 상대적으로 낮다. 일부 지방은 선발인원보다 지원자 수가 적은 ‘미달’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