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韓정부 'K뮤지컬 입덕관광' 준비해야죠"

'韓 뮤지컬 中 진출 선봉' 왕하이샤오 난징하이샤오문화방송유한공사 대표 인터뷰

"한국 뮤지컬 제작 세계 최고 수준

정부, 연계 관광프로 적극 개발땐

라이선스 수출·합작 늘 것" 조언

뮤지컬 ‘빨래’의 중국 프로듀서 왕하이샤오 난징하이샤오문화방송유한공사 대표.  /서은영기자뮤지컬 ‘빨래’의 중국 프로듀서 왕하이샤오 난징하이샤오문화방송유한공사 대표. /서은영기자


다소 불편해진 한중 관계로 한류의 중국 진출이 어려움을 겪는 사이에도 소극장 뮤지컬은 꾸준히 파고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해 CJ E&M 중국 법인이 상하이에서 ‘위험한 게임’이라는 이름으로 선보인 뮤지컬 ‘쓰릴 미’는 국내에서 ‘뮤덕(뮤지컬 덕후)’으로 불리는 재관람 관객층을 만들어내며 중국 현지에서도 뮤지컬 팬덤 문화가 자리 잡는 데 톡톡히 역할을 했다. 올해 역시 한중 관계는 냉각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빨래’ ‘마이 버킷 리스트’ 등의 소극장 뮤지컬이 현지 스태프와 배우들이 참여하는 라이선스 공연으로 속속 개막하며 중국 공연 업계와 뮤지컬 애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이 작품들의 성과를 이야기할 때 공통으로 거론되는 인물이 있다. 바로 중국인 프로듀서 왕하이샤오(33) 난징하이샤오문화방송유한공사 대표다. ‘쓰릴 미’의 중국 버전 작품 개발을 주도하고 ‘빨래’의 프로듀서로 참여하며 K뮤지컬의 중국 진출을 이끌고 있는 왕 대표는 “한국 정부가 광고 예산을 대대적으로 투입해 ‘난타’ ‘점프’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알린 것처럼 한국 창작 뮤지컬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4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왕 대표는 “대사 없는 넌버벌 공연이 한국 공연에 대한 인지도를 높였다면 이제는 다양한 소재와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꾸며진 한국의 창작 뮤지컬을 세계에 알릴 차례”라며 “뉴욕이나 런던을 찾는 관광객들이 자연스럽게 뮤지컬을 보러 가듯 서울에 온 관광객들에게도 뮤지컬이 하나의 옵션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데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음악 프로듀서였던 왕 대표는 대학원 진학을 위해 지난 2008년 한국에 유학을 왔다가 뮤지컬 업계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2009년 중앙대 대학원 예술경영학과에 입학한 후 국내 뮤지컬을 접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공연과 관련된 일을 하게 됐다. 한국 뮤지컬을 중국에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뮤지컬 ‘쓰릴 미’를 본 후다. ‘쓰릴 미’는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라이선스 작품이지만 그는 국내 버전 ‘쓰릴 미’가 뮤지컬 팬덤 현상을 만들어낸 데 주목해 한국 버전을 기초로 중국어 대본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는 “케이스 스터디를 하며 한국의 뮤지컬 제작 시스템이 다른 어떤 선진국보다 수준이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특히 다양한 소재와 형식이 돋보이는 소·중극장 뮤지컬은 한국 뮤지컬만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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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국내 창작 뮤지컬의 중국 진출이 활발한 지금 콘텐츠 수출 못지않게 내수시장을 키우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내놓았다. 왕 대표는 “음악으로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뮤지컬의 특성상 간단한 줄거리를 소개하는 영문 브로슈어나 광고물만 있어도 얼마든지 내용을 이해하고 감동을 받을 수 있다”며 “이를 통해 한국 뮤지컬의 인지도가 높아지면 라이선스 수출도 훨씬 활발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뮤지컬 제작사 라이브가 진행하는 스토리 작가 데뷔 프로그램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의 자문을 맡고 있다. 6편의 작품을 선정해 창작 뮤지컬 기획부터 해외 진출까지 지원하는 이 프로그램에서 왕 대표는 참가자들에게 ‘중국 시장에서 창작 뮤지컬의 방향성과 성공 전략’을 조언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는 또 라이브와 공동으로 중국 대중가요를 활용한 ‘주크박스 뮤지컬’을 개발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 상하이 초연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이 작품은 중국 현지 기업이 제작을 의뢰한 것이다. 왕 대표는 “2001년 ‘레미제라블’ 투어 공연을 시작으로 중국에 뮤지컬 시장이 형성된 후 지금은 자본이 유입되기 시작하는 도약기로 접어들고 있다”며 “현지에서도 한국의 선진화된 제작 시스템에 관심이 많은 만큼 앞으로 합작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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