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 극우여성 의원이 머리부터 발목까지 온몸을 가리는 무슬림 여성의 복장인 부르카를 금지해야 한다는 자신의 주장을 강조하기 위해 의회에서 이 복장을 착용하는 돌출행동을 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호주 언론은 이날 극우성향의 폴린 핸슨 연방 상원의원이 상원 질의·응답 시간에 부르카를 입고 들어와 자신의 자리에서 약 20분간 그대로 앉아 있었다고 보도했다.
부르카를 착용한 여성들이 안보에 위험이 될 수 있다며 금지 필요성을 강조해보겠다는 포석이었다.
폴린 핸슨 의원은 극우 정당 ‘하나의 국가’당을 이끌어 호주의 마린 르펜과 비견된다. 마린 르펜은 지난 5월 프랑스 대선에서 당시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와 맞붙었던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대표다.
핸슨 의원은 성명을 통해 “(머리와 목, 얼굴을 거의 다 덮는) 복면이나 헬멧을 쓴 사람이 은행이나 어떤 다른 건물, 혹은 법원에 있다면 이를 벗어야만 한다”며 “누군가 얼굴을 모두 덮어 신분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왜 똑같이 적용되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핸슨은 또 부르카는 억압적이고, 일자리를 찾는 여성에게 불리하게 작용해 서방 사회에서는 설 자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핸슨은 1990년대 연방 하원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아시아인의 이민에 대한 노골적인 반대로 명성을 얻었으며, 지난해 총선을 통해 상원에 입성한 뒤에는 이슬람에 대한 극도의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다.
그의 정당은 전체 76석의 상원에서 4석을 차지해 의견이 갈리는 사안에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조지 브랜디스 연방 법무장관은 답변 시간을 이용해 핸슨의 행동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일로 무슬림 사회와의 관계를 훼손할 수 있다며 단호하게 공박했다.
브랜디스 장관은 “우리 모두는 당신이 이슬람의 믿음을 지지하지 않는 것을 알고 있다”며 “다른 호주인들의 종교적 감수성에 대한 공격에 매우, 매우 조심하도록 주의와 조언을 주고자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무슬림 사회를 조롱거리로 만들고 구석으로 몰아넣으며 종교적인 복장을 흉내 내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며 자신의 행위에 대해 심사숙고해 보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