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발언대]신탁 대중화 시대

이창재 우리은행 연금신탁부문 상무



신탁이란 신뢰하는 기관에 재산을 이전해 관리와 처분을 맡기는 것을 의미한다. 복잡하게 보이는 이 신탁이 언제부터인가 익숙하게 느껴진다. 최근 은행에 가면 신탁상품을 자주 접하게 되는데 이제는 누구나 이용 가능한 상품이 됐다. 국민 상품이 된 주가연계신탁(ELT), 국민의 자산 증식 수단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각종 신탁상품의 이름도 익숙할 뿐 아니라 가입금액이 소액인 상품도 출시되면서 쉽게 신탁상품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판매 채널도 VIP 창구뿐 아니라 일반 창구로 확대돼 신탁 대중화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신탁시장의 규모가 700조원을 넘어섰다. 우리은행에서만 2016년 2조원 판매한 ELT 신탁상품의 판매가 올해는 이달까지만 벌써 5조원을 넘었다. 또 평균 가입금액이 3,000만원인 점은 더 이상 신탁이 고액자산가만의 상품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신탁은 독립성과 안전성이 있어 맡긴 재산에 대해 어느 채권에 대해서도 보호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장점으로 신탁은 금융투자는 물론 연금제도, 사회적 약자 보호 등에 활용되고 있다. 최근 은행들은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자산배분신탁, 부동산담보신탁, 신용카드매출채권신탁과 최근 출시한 기부연금신탁까지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상품들을 출시하는 등 맞춤형 신탁상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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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고령화 사회에서 자산관리 신탁의 역할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가 7%에서 14%로 증가하는, 즉 고령 사회로의 이전이 일본은 24년 걸린 반면 우리는 18년밖에 소요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고령화 진행 속도가 유례없이 빠르다고 한다. 지난 2013년 금융연구원 보고서에서 고령화 시대의 노후자금은 유동성과 안전자산에 중점을 둔 자산관리 상품의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 해 은행들도 이와 관련한 상품 개발로 고령화 시대에 대응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재산신탁을 통해 금전채권·유가증권·부동산 등의 보유자산을 유동화해 보다 낮은 비용과 간소화된 절차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종합자산관리 시대에 다양한 신탁상품이 개발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신탁업 개선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ISA의 중도인출 허용과 비과세 한도 상향 등의 개선방안은 ISA 가입자를 증가시켜 국민 자산 증식의 도구로 한층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기대된다.

종합자산관리 시대에 신탁은 만능이다. 서민 자산 증식의 도구로, 노년층에는 노후 재산 관리로, 상속·증여 등 자산 이전 도구로, 또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사용되는 유연성이 있다. 종합자산관리 시대의 문턱에서 신탁의 역할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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