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메르켈 4선 연임, 反난민정서·디젤게이트가 최대 변수

■ 한달앞으로 다가온 獨총선

기민·기사당 연합 1위 달리지만

디젤게이트로 지지율 10%P 뚝

테러에도 취약...선거 요동칠 가능성

올해 유럽연합(EU)의 마지막 주요 선거인 독일 연방의회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독일 정치권이 선거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4선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각 당은 치열한 선거전을 벌이며 표심 경쟁에 나섰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8~21일 진행된 여론조사기관 인사의 조사에서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기사당(CDU/CSU) 연합이 38%의 지지율로 마르틴 슐츠 대표의 사민당(SPD·24%)을 크게 앞섰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전주에 집계된 개인 지지율에서도 메르켈 총리는 58%로 슐츠 대표(33%)를 리드했다. 다음달 24일 총선을 앞두고 스페인·핀란드 등을 강타한 테러 후폭풍과 독일 자동차 업계의 ‘디젤게이트’ 등의 쟁점이 불거지면서 총리 지지율은 지난달에 비해 10%포인트나 떨어졌지만 여전히 2위와는 여유로운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잇단 테러로 고조된 반(反)난민정서와 디젤게이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이번 총선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화적인 난민정책을 펴는 메르켈 총리는 지난해 말 독일 크리스마스마켓 차량테러 직후에도 지지율이 46%까지 떨어지는 등 테러 변수에 취약한 편이다. 현재 진행 중인 EU 각국과의 난민정책 협상 결과나 선거를 앞두고 독일 내 추가 테러가 발발할 경우 지지율이 요동칠 가능성은 남아 있는 셈이다. 독일 극우정당인 독일대안당(AfD)의 알리체 바이델 공동 최고후보(총리후보)는 최근 스페인 테러 후 연설을 통해 “바르셀로나 사태를 재연하지 않으려면 국경부터 폐쇄하라”며 “(재연된다면) 느슨한 이민정책을 운영한 총리의 책임”이라고 공세를 펴기도 했다.


독일 폭스바겐·BMW 등이 디젤차의 공해물질 배출량을 축소 신고하며 불거진 디젤게이트에 대한 현 정권의 ‘책임론’도 메르켈 정권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소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주 선거운동에 돌입하자마자 자동차 업계에 대한 맹비난부터 쏟아내며 ‘거리두기’에 나섰다. 하지만 슐츠 대표는 “독일 최대 수출 부문인 차 업체들이 현 정권과의 친밀도를 기반으로 무책임한 경영으로 일관했다”고 일침을 가하며 발목을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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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문가들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메르켈 총리의 4선 여부보다 총선 이후 독일 연정 구성에 보다 오랜 시일이 소요되며 영국과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 등에서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집권 기민당과 연정 파트너인 사민당과의 파열음이 갈수록 커져 총선 이후 정부를 꾸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파트너가 요구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 소수정당 중에서는 7~10%의 지지율로 연방의회 진출이 확실시되는 AfD와 함께 좌파당·자민당(FDP)·녹색당 등이 엇비슷한 지지율로 경쟁하고 있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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