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 러 공관 폐쇄…러 외무부, "노골적 적대행위" 반발

美,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비롯 러 공관시설 폐쇄

러 외무부 "외교 면책특권 시설이 미국에 점령당해"

작년 대선기간 민주당 이메일 해킹 건에서 불 붙어

지난 달 31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가 폐쇄 명령을 내린 워싱턴DC의 러시아연방 무역 대표부 정문./워싱턴DC=AFP연합뉴스지난 달 31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가 폐쇄 명령을 내린 워싱턴DC의 러시아연방 무역 대표부 정문./워싱턴DC=AFP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자국 내에 있는 러시아 외교공관에 대한 추가 제재에 돌입하며 미러 관계가 냉각되는 모습이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결정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3일(현지시간) 미국이 지난달 말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워싱턴과 뉴욕의 무역대표부 등 러시아 공관 시설을 폐쇄한 데 이어 이들 건물 수색을 한 데 대해 강력한 항의의 뜻을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전날 러시아의 자산이자 외교적 면책특권을 가진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과 워싱턴 무역대표부 등이 미국 측에 의해 점령당했다”면서 “임대해 사용하는 뉴욕 무역대표부 사무실도 러시아 관계자들의 접근이 차단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난폭한 행보는 지난해 12월 워싱턴과 뉴욕 인근 러시아 외교시설에 대한 사실상의 몰수와 궤를 같이하는 것”이라면서 “이번 사건은 노골적인 적대 행위이며 외교 및 영사 관계에 관한 빈 협약을 포함한 국제법의 심각한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자국 TV 채널 ‘로시야1’의 일요 프로그램에 출연해 미국 측이 자국 내 러시아 외교자산 구매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당국이 폐쇄한 샌프란시스코 러시아 총영사관 등을 매입하길 바란다는 설명이었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달 31일 “샌프란시스코 주재 러시아 총영사관과 워싱턴DC 대사관 부속건물, 뉴욕총영사관 부속건물 등 3곳을 9월 2일부터 폐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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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는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러시아 정부가 주도한 상호주의에 입각한 것”이라며 러시아가 지난 7월 말 자국 내 미 공관 직원 수를 미국 내 러시아 공관 직원 수와 맞추라며 주러 미 공관 직원 1,000여 명 가운데 3분의 2를 축소하라고 요구한 데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측이 폐쇄한 워싱턴DC 대사관 부속건물과 뉴욕총영사관 부속건물 등의 러시아 외교시설은 러시아 무역대표부 사무실로 확인됐다.

미·러 양국의 외교 분쟁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는 이번 사건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재임기간에 미 대선에서 러시아가 민주당 측 인사의 이메일을 해킹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미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35명의 추방과 뉴욕·메릴랜드주 소재 러시아 공관시설 폐쇄 등을 결정한 것에서 시작됐다. 러시아는 오바마 전 대통령 시기에는 즉각적인 대응을 하지 않다가 지난 7월 미 의회가 대러 추가 제재법안을 처리하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등의 발언을 통해 자국 주재 미국 외교 공관 직원 수를 미국에 주재하는 러시아 외교관 및 기술요원 수와 맞게 455명으로 줄일 것을 요구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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