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 3일 북한이 단행한 6차 핵실험에 대한 보도를 통제하고 있다. 북한 핵실험에 대한 중국 내 관심이 집중되면서 자국이 개최한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에 찬물을 끼얹지 않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당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샤먼(廈門)에서 개최된 브릭스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진행해 국내외적으로 리더십을 과시하려 했지만 북한의 핵실험으로 이 같은 계획이 어긋나고 말았다. 특히 시 주석이 개막연설을 하기 불과 4시간 전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함으로써 중국의 체면은 여지없이 구겨졌다.
하지만 중국으로서는 6차 핵실험을 이유로 대대적인 대북 제재와 압박에 나설 수도 없는 처지인 만큼 일단 자국 내 보도를 통제해 침묵으로 대응하면서 차후 대책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핵실험 다음 날인 4일 중국 관영 매체들은 북한 관련 뉴스와 여론 동향을 소극적으로 전하면서 여론이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북한 핵실험으로 옮겨가지 않도록 막는 모습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4일 국제면에 1단짜리 단신으로 핵실험 내용을 실었을 뿐 어떤 논평도 내놓지 않았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전날 오후 보도했던 ‘중국은 북한의 새로운 핵실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라는 사평(社評)을 홈페이지에 올렸지만 몇 시간 만에 모두 내렸다.
환구시보는 이날 시 주석의 브릭스 정상회의 개막연설 등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고, 북한 관련 소식을 메인화면에서 전하지 않았다. 중국중앙(CC)TV도 아침 뉴스에서 브릭스 정상회의를 특집으로 다뤘고 북한 핵실험 소식은 단 한 건도 보도하지 않았다. 중국 매체들은 북한 핵실험 보도에 달린 누리꾼들의 댓글을 삭제하기도 했다.
/정지형인턴기자kingkong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