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오바마 1월 퇴임 때 트럼프에 남긴 편지 공개 "대통령직은 잠시 거쳐가는 것…민주 수호자 돼라"

전임자들 편지 건넨 전통 따라

재임기 반추하며 '4가지 조언'

CNN 보도로 세상에 알려져

오바마가 백악관 서랍에 남긴 편지를 내보이던 트럼프./출처=CNN캡처오바마가 백악관 서랍에 남긴 편지를 내보이던 트럼프./출처=CNN캡처


“쓰라리고 인정사정없는 정쟁과 권력 다툼을 넘어서서 민주적 제도의 중요성을 결단코 망각하지 마세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백악관을 떠나면서 후임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긴 편지의 내용이 뒤늦게 공개돼 화제다. 미국에서는 역대 대통령이 후임자에게 성공을 바라는 덕담 메시지와 당부의 내용이 담긴 편지를 백악관 집무실 서랍에 남기는 것이 전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22일 백악관 고위참모 취임 행사 연설에 앞서 흰색 편지 한 통을 꺼내 보이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남긴 아름다운 편지”라고 소개했지만 당시 그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미국 방송 CNN은 트럼프 대통령 측의 한 인사로부터 단독 입수해 3일(현지시간) 이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300단어가 채 안 되고 ‘친애하는 대통령’으로 시작된 이 편지에서 “수백만의 국민이 당신에게 희망을 걸고 있다”며 “우리 모두는 정파와 관계없이 당신의 집권 기간에 번영과 안보가 더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덕담’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자신의 8년간의 재임 시절에 대한 반추를 토대로 해 조심스러운 어조로 네 가지 조언을 했다.

첫째는 “열심히 일하는 모든 아이와 부모에게 성공의 사다리를 놓기 위해 모든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리더십이 차지하는 위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통령은 사려 깊고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냉전 시대 종식 이후 확대돼온 국제적 질서를 유지하는 문제는 우리에게 달렸다. 그리고 거기에 우리의 번영과 안전도 달려 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직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직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셋째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우리는 단지 이 자리(대통령직)를 잠시 거쳐 가는 사람들”이라며 “우리는 법의 원칙, 권력 분립, 평등권과 인권 등과 같은 민주적 제도와 전통의 수호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매일매일의 정치적 공방에도 민주주의 제도를 굳건히 지키는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집무와 책임감의 무게가 짓누르더라도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시간을 더 많이 보내라. 이 힘든 기간을 견뎌내는 데 버팀목이 될 것”이라는 개인적 조언을 곁들였다. 그는 “나와 내 아내 미셸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언제든 도울 준비가 돼 있다”며 “‘행운’과 ‘성공’을 기원했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 편지에는 ‘BO(버락 오바마의 이니셜)’라는 사인이 새겨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후 오바마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편지 내용에 깊이 감동 받았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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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전문

Dear Mr. President -

Congratulations on a remarkable run. Millions have placed their hopes in you, and all of us, regardless of party, should hope for expanded prosperity and security during your tenure.

This is a unique office, without a clear bluefor success, so I don‘t know that any advice from me will be particularly helpful. Still, let me offer a few reflections from the past 8 years.

First, we’ve both been blessed, in different ways, with great good fortune. Not everyone is so lucky. It‘s up to us to do everything we can (to) build more ladders of success for every child and family that’s willing to work hard.

Second, American leadership in this world really is indispensable. It‘s up to us, through action and example, to sustain the international order that’s expanded steadily since the end of the Cold War, and upon which our own wealth and safety depend.

Third, we are just temporary occupants of this office. That makes us guardians of those democratic institutions and traditions like rule of law, separation of powers, equal protection and civil liberties that our forebears fought and bled for. Regardless of the push and pull of daily politics, it‘s up to us to leave those instruments of our democracy at least as strong as we found them.

And finally, take time, in the rush of events and responsibilities, for friends and family. They’ll get you through the inevitable rough patches.

Michelle and I wish you and Melania the very best as you embark on this great adventure, and know that we stand ready to help in any ways which we can.

Good luck and Godspeed,

BO /출처=CNN 홈페이지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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