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이혜훈 대표가 한 사업가로부터 현금과 명품가방 등 6천만원대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제기된 진정 사건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여성 사업가 옥모(65)씨가 이 대표의 금품수수 의혹을 밝혀달라며 진정을 제출한 사건을 형사3부(이진동 부장검사)에 배당했다고 4일 밝혔다.
옥씨는 2015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호텔과 커피숍 등에서 10여 차례에 걸쳐 이 대표에게 현금과 가방, 옷, 시계, 벨트, 지갑 등 6천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제공한 금품 중에는 20대 총선을 앞두고 한 여성지에서 이 대표를 주목할 만한 차세대 정치인으로 소개하는 기사를 싣도록 섭외비와 광고비 등 수백만원을 부담한 사례도 있다고 했다.
옥씨는 이 대표가 20대 총선에서 당선되면 대기업의 사업권을 맡도록 편의를 봐 주겠다고 했으며, 실제 대기업 임원과 만남을 주선하는 등 사업상 편의를 제공받았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돈을 빌린 적은 있으나 모두 갚아 문제가 될 것이 없다면서 사실무근이라고 밝히며 “오래전에 다 갚았는데도 무리한 요구를 계속해 응하지 않았고 결국 언론에 일방적으로 왜곡해 흘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우선 옥씨를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옥씨가 주장한 대로 오간 금품에 대가성이 있었는지, 편의를 제공받은 사실이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에서는 옥씨가 제공한 금품이 사인 간의 금전 거래가 아닌 국회의원 직무 수행과 관련한 뇌물에 해당하려면 대가성이 인정돼야 한다고 본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진실을 명백히 밝혀 결백을 입증하겠다”면서 “당을 위한 결정을 곧 내리겠다”며 법적 다툼과 별도로 조만간 거취와 관련해 결단을 내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찰도 이번 의혹과 별개로 이 대표가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정황을 잡아 작년 7월부터 1년여에 걸쳐 내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이 대표가 회장을 맡고 있는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가 지난해 상인연합회로부터 받은 후원금 5천만원이 사업회를 거쳐 이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으로 쓰인 단서를 포착, 관련자들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대표를 정식 입건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지난 2월 검찰에 이같은 의견을 전달했으나 검찰은 6개월여가 지난 최근에야 보강수사를 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 대표는 피내사자 신분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