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외국인·기관, IT·금융주 주고받기...기관이 웃었다

■ 조정장세에 정반대 투자전략 보인 외국인·기관

외국인이 내다판 삼성전자

기관이 집중적으로 사들여

금융주는 기관 팔고 외국인 매수

기관 수익률 12%로 외국인 압도



코스피지수 조정이 이어지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투자 전략이 뚜렷하게 달라지고 있다. 외국인이 매도한 정보·기술(IT) 업종을 기관이 사들이는 반면 반대로 기관이 팔아치우는 금융주를 외국인이 집중 매수하는 흐름이다. 시장에서는 IT업종에 대한 실적 기대감이 커져 외국인이 다시 삼성전자(005930) 등 IT 대형주 매수세로 전환할 경우에는 지수 상승을 이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 조정이 본격화된 지난 8월 이후 유가증권시장 외국인 순매도 1위 종목은 삼성전자로 나타났다. 이 기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를 1조6,182억원어치 팔아치웠다. 반면 기관은 같은 기간에 삼성전자를 가장 많은 8,124억원 사들이며 정반대의 매매 패턴을 보였다. 특히 기관계에서도 증권사의 자기자본으로 잡히는 금융투자가 삼성전자를 6,484억원 사들이며 IT업종에 대한 집중도를 높였다. 이외에도 외국인이 LG디스플레이(034220)(2,139억원), SK하이닉스(000660)(1,824억원) 등을 집중 매도한 반면 기관은 해당 종목들을 사들였다. IT업종을 외국인이 시장에 내놓으면 기관이 사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금융주를 두고는 기관이 팔고 외국인이 매수하는 반대 패턴이 나타났다. 8월 이후 기관은 KB금융(105560)(1,226억원), 한화생명(088350)(1,075억원), 우리은행(000030)(698억원) 등 금융주를 대거 팔아치웠는데 해당 종목들을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외국인은 이 기간 순매수 2위 종목으로 우리은행을 1,694억원 사들였고 한화생명(926억원)과 KB금융(811억원)도 대거 매수했다.


지수 조정기간 투자 성적은 기관의 판정승으로 나타났다. 순매수 상위종목 수익률에서 기관이 외국인을 압도했다. 8월 이후 기관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수익률 평균은 12.11%로 외국인의 2.65%보다 훨씬 높았다. 특히 유가증권시장 기관 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하락세를 기록한 주식이 하나도 없었다. 반면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우리은행과 한화생명·KB금융·기업은행(024110) 등 금융주가 모두 수익률 하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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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조정기에 외국인과 기관이 모두 순매수한 종목도 있다. 엔씨소프트(036570)와 롯데케미칼(011170)로 8월부터 외국인은 각각 3,575억원, 737억원을 사들였다. 기관도 엔씨소프트를 1,388억원, 롯데케미칼은 1,260억원 순매수했다. 이 결과 두 종목은 엔씨소프트가 25.62%, 롯데케미칼이 9.34%의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국내 증시의 큰손인 외국인은 코스피지수를 좌우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IT 대장주에 최근 부정적 인식이 강했으나 분위기가 달라지는 흐름이다.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이들 종목에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이들 종목의 주가는 물론 코스피 역시 상승 흐름을 타는 분위기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SK하이닉스를 6거래일 연속 사들였다. 이 기간 SK하이닉스의 주가는 5.8% 상승했다.

물론 아직 북한의 핵 리스크 등으로 외국인이 매수세로 추세 전환하기보다는 관망하는 흐름이 강하지만 기관에 외국인까지 더할 경우 지수 상승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주주친화정책(배당 등)은 필연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3·4분기까지는 실적 개선이 주가 상승을 주도하고 이후에는 신규 주주환원 정책이 주요 촉매제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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