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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거래 수수료 제로' 치킨게임에 중소증권사 울상

'무료' 선언 NH 고객 10배 늘어

미래에셋·KB도 인하대열 동참

고객 뺏긴 중소형사는 한숨만

주요 증권사 주식 거래 무료 이벤트 기간




증권 업계 주식 거래 수수료 인하 치킨게임이 가속화되며 대형·중소형 증권사 간 실적 양극화가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사들이 주식 거래 수수료를 대폭 인하한 후 자사의 금융상품 판매 등 연계 서비스 확대로 시장 지배력을 더 높일 수 있어서다.

1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상위 대형 증권사들은 최근 잇달아 주식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거래 수수료 무료 정책 효과는 예상보다 컸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10월까지 모바일증권 ‘나무’의 첫 계좌 개설 고객에게 국내 주식 거래 수수료 0% 이벤트에 나섰는데 이후 2주간 일평균 신규 계좌 개설 건수가 1,259건으로 집계됐다. 이벤트 전 100여건에서 10배 이상 신규 고객이 증가한 것이다.


NH투자증권과 함께 초대형 투자은행(IB)을 추진하고 있는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도 마찬가지다. KB증권은 수수료 면제 기간을 3년에서 10년으로 늘렸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최장 8년간 무료 수수료 이벤트 시한을 기존 8월에서 10월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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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거래 수수료 경쟁이 심화되는 이유는 증권 거래 플랫폼 간 차별성이 없어져서다. 수수료 수익을 포기하더라도 고객들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 기타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수익성 면에서 낫다는 판단에 따라 치킨게임 양상이 벌어진다는 분석이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수수료 무료 정책으로 고객을 최대한 확보한 후 다른 금융상품을 팔고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으로 수익을 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대형사일수록 이익 원천이 다양하기 때문에 모바일 주식 거래 수수료 할인 정책이 대형사 위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대형사 위주의 거래 수수료 인하 경쟁에 중소형 증권사들은 좌불안석이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식 수수료 수익 비중이 높은 중형 증권사들은 거래 수수료와 이자 수익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수수료 인하 경쟁에서 취약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합산 기준 운용수익 비율은 2013년 순영업 수익에서 26%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46%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브로커리지 수입은 2007년 57%에서 올해 상반기 29%로 대폭 감소해 중소형 증권사 먹거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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