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무릎 꿇은 장애학생 엄마…"장애자녀 키우는 부모,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를"

'특수학교 설립 지지하는 목소리 커지고 있다.'

장씨,"특수학교 설립 지지 감사하다"

특수학교 설립을 호소하며 무릎 꿇은 장애학생 부모들/연합뉴스특수학교 설립을 호소하며 무릎 꿇은 장애학생 부모들/연합뉴스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무릎 꿇은 엄마’로 알려진 장민희 강서장애인부모회 사무국장. 그녀는 장애인학교를 짓기 위해 장애인 자녀의 부모가 무릎을 꿇고 호소를 해야 하는 나라에서 지적장애 1급인 딸을 20년간 키워왔다.

장씨는 13일 연합뉴스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장애자녀를 키우며 느끼는 고충을 전했다. 그의 딸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일반 학교를 나왔다. 딸을 특수학교에 보내고 싶었지만 집과 같은 구에 위치한 강서구 교남학교는 이미 학생들이 꽉 차 입학할 수 없었다. 통학에만 1시간이 넘게 걸리는 구로구 정진학교나 베드로학교까지는 보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강서구 옛 공진초등학교 터를 활용해 특수학교를 설립하고자 열렸던 두 차례 주민토론회는 상처로 남았다. 국립한방병원을 지어야 한다며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주민의 폭언을 들으며 장애학생들이 사회에서 어느 정도로 배척당하는지 피부로 느꼈기 때문이다.

장씨는 “평소 장애학생 부모들과 다니다 보니 이렇게 장애인을 싫어하는지 미처 몰랐다”며 “‘장애인은 시설에 데려다 놓으면 되지 학교가 왜 필요하냐’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속상했다”고 전했다. 그는 “특수학교가 기피시설이나 혐오시설이 아니라고 하면서도 ‘내 집 앞’은 안 된다고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딸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터라 2019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추진되는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 문제는 사실 장씨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하지만 장애학생이 교육받을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을 직접 겪어 봤기 때문에 막말과 고성이 오가는 주민토론회를 다시 찾아가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무릎 꿇고 호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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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는 “특별한 능력을 갖춘 아이를 위해서는 외국어고나 과학고처럼 수월성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학교가 존재한다”며 “대다수 국민이 교육에 관해 큰 관심을 가졌지만 장애학생 교육시설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입시 위주로 교육이 이뤄지는 일반 학교에 장애학생이 다니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 그저 넋 놓고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며 “후배 엄마들은 장애자녀를 일반 학교에 보내며 후회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행인 것은 장씨를 비롯한 장애학생 학부모들의 노력으로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을 지지하는 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여론의 성원에도 장씨는 소박한 바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그는 “특수학교 설립을 지지해주는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특수학교가 생길 때 지역주민분들이 ‘학교가 하나 생기는구나’라는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수긍만 해줘도 좋겠다”고 전했다.

/김연주인턴기자 yeonju1853@sedaily.com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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