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13일 발표한 ‘반도체의 수출 신화와 수출 경쟁력 국제 비교’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반도체 누적 수출액은 595억달러로, 전년 대비 52% 늘었다. 최근 3개월 간 월 평균 수출액인 80억달러를 연말까지 유지할 경우, 연간 900억달러 돌파가 예상된다.
무역협회는 “지난 40년 간 수출이 매년 15%씩 증가한데다 올 들어 전체 수출의 16%를 담당할 정도로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인 결과”라고 분석했다. 반도체는 지난 1992년 이후 총 21번에 걸쳐 수출 품목 1위에 오를 정도로 효자 품목이다.
무역협회는 무엇보다 선제적인 기술 투자와 효율적인 생산 및 수출 시장 확보가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또 D램 수출 가격이 2002년 1.52달러였던 데서 올해 7월 3.45달러까지 오르는 등 시장 상황도 뒷받침됐다고 설명했다. 무역협회는 “앞으로도 반도체가 한국 수출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기술 투자를 확대하고 인센티브 시스템을 강화해 인력 유출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수출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의 추격도 서서히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수출 경합도(수출 구조가 유사할수록 100에 근접)는 지난 2011년 57.3이었던 데서 2016년 71.0까지 치솟았다. 기술 격차도 초고집적 반도체에서 2~3년 격차가 있을 뿐 대부분에서는 1~2년으로 좁혀졌다.
문병기 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수석 연구원은 “우리나라 반도체 특허 건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다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통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향후 메모리는 물론 상대적으로 기술 수준이 낮은 시스템 반도체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산(産)·관(官)·학(學) 협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