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 - 미셸 오바마]대통령 오바마 만든 미셸의 힘

■피터 슬레빈 지음, 학고재 펴냄



“버락 오바마와 미셸 오바마는 ‘흑인이지만 흑인이 아니다’. 이들은 피부색만 검을 뿐이지 백인 즉 주류다.” 미국에서 첫 흑인 대통령이 탄생하던 당시 오바마 부부는 이렇듯 ‘흑인의 정체성’이 없는 흑인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진정 비난을 위한 비난일 뿐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미셸 오바마의 전기 ‘미셸 오바마’를 보고 나면 말이다. 전직 워싱턴포스트 기자인 저자는 미셸로 대표되는 미국 사회에서 성공한 비주류 흑인의 삶과 의지에 대한 기록을 담았다.


소녀 미셸부터 퍼스트레이디 미셸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그의 주변 사람들의 증언, 미공개 인터뷰 등을 참고해 재구성한 이 책은 ‘여자’, ‘흑인’이라는 한계에 도전하는 어린 시절의 미셸부터 시작한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가정에서 자란 소녀 미셸 역시 농구선수인 오빠와 마찬가지로 운동에 재능이 있었지만 운동선수가 되려는 생각은 애초부터 하지 않았다. 키가 큰 여자 그리고 흑인도 운동 외에 다른 것, 즉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 그래서 미셸은 ‘공부 벌레’의 길을 선택했지만 그의 약점은 안타깝게도 시험을 잘 못 본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미셸의 어머니는 “머리에는 문제가 없는데 심리적인 문제”라며 안타까워 하기도 했다. 심리적인 문제라 함은 아마도 더 잘하고 싶은 욕심과 흑인이 공부를 열심히 하면 비웃는 환경 때문이었을 것이다. 성적이 부족하니 프린스턴에 가려는 꿈은 접으라는 선생님과 주변의 말을 듣지 않는 고집스러운 소녀 미셸은 끝내 보란 듯이 프린스턴에 합격을 했고, 이후 변호사가 된다. 그러나 이후 막대한 연봉의 변호사를 때려치우고 청년 공동체, 지역 공동체, 흑인 공동체 등 소수 집단을 대변하기 위해 각종 조직을 이끄는 인권변호사, 인권운동가로서 정체성을 형성해 가는 과정이 자세히 묘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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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미셸은 남편 버락 오바마의 명성과 인기를 가리지 않으면서도 그 자체로 존재감을 드러낸 주체적인 퍼스트레이디였다. 책은 저급한 인종차별과 정치 모략이 넘치는 가운데도 버락 오바마가 국민의 지지와 사랑을 받으며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로 미셸을 꼽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성공적으로 임기를 마칠 때까지 균형잡힌 조언자로서 역할부터, 거침없는 유머 감각과 솔직한 행동, 화려하고 세련된 패션 스타일, 춤 실력까지 엔터테이너로서의 재능까지 퍼스트레이디로서의 미셸의 매력은 셀 수 없이 많다. 2만원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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