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36년 철옹성 '에이즈' 이번에는 정복하나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얀센'

예방 백신 개발 전력투구 속

토종 바이오 기업 '스마젠'도

美FDA와 임상 2상 논의계획

첫 환자가 보고된 이후 36년 동안 난공불락인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치료 가능성이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글로벌제약사부터 국내 토종 바이오 기업까지 에이즈 백신의 임상 시험에 잇따라 나서 ‘에이즈의 철옹성’이 깨질지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사노피, 얀센, 스마젠 등 국내외 제약사들이 에이즈 백신의 임상을 진행하고 있거나 연내 임상을 계획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인 사노피는 지난해 11월 남아프리카에서 5,400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시작했다. 얀센은 같은 지역의 2,600명을 대상으로 오는 11월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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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가운데는 스마젠이 눈에 띈다. 바이오기업인 스마젠은 지난 2013년 에이즈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마쳤고 10월 중 글로벌 임상 2상을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에이즈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돼 생기는 질환으로 현재 완벽히 HIV를 제거하는 치료제는 없다.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해 HIV 농도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약만 개발됐다. 이 때문에 전 세계 에이즈 치료 시장은 18조원 규모로 큰 편이다. 국내에서도 매년 1,000여 명이 새롭게 에이즈 환자로 추가 신고되고 있다. 예방이 최선책으로 꼽히면서 국내외 기업들이 백신 개발에 주력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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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이 그렇듯 에이즈 백신 개발도 쉽지만은 않다. 1981년 첫 에이즈 환자가 보고된 후 지금까지 임상이 다수 진행됐지만 실패로 끝났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강자로 부상한 셀트리온도 창사 후 첫 제품으로 에이즈 치료제를 선택했다가 2004년 임상 3상에서 부작용이 나타나 개발을 중단했다.

이 가운데 그나마 에이즈 백신의 효능을 입증한 임상으로 2009년 사노피 내 백신 사업 부문인 사노피 파스퇴르의 시험이 꼽힌다. 임상은 사노피가 개발한 백신과 바이오 벤처가 개발한 백신을 연속 접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백신을 접종한 대상자 중 51명, 대조군 중에서는 74명이 에이즈에 감염됐다. 백신으로 에이즈 감염이 줄긴 했으나 유의미한 큰 차이가 없어 한계로 지적됐다. 머크 역시 2007년 자원자 3,000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했으나 유의미한 차이를 내지 못했다.

이처럼 에이즈 백신 개발이 어려운 것은 HIV 바이러스가 ‘영리한’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다. 인간 면역시스템을 피해 가는 돌연변이 능력을 갖고 있고 신체 밖으로 추출 시 바이러스가 불활성화돼 백신 개발이 어렵다. 이상균 스마젠 사장은 “역대 에이즈 백신 임상의 실패 사례를 보면 HIV바이러스 일부만 갖고 만들었다”면서 “스마젠은 바이러스 전체로 백신 만들어 임상 성공의 확률을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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