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유엔총회 데뷔 연설에서 “미국이 위협을 받으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을 ‘불량국가’로 규정하고 김정은 정권의 인권유린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불량국가의 위협에 맞서기 위한 전 세계 회원국들의 단합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날 북한의 인권침해를 지적하며 강력한 목소리로 김정은 정권을 비판했다. 북한에 1년간 억류됐다가 지난 6월 풀려난 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와 기근에 허덕이는 북한 주민 등을 일일이 지적하는 한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또다시 ‘로켓맨(Rocket Man)’으로 지칭하며 “로켓맨은 그와 그의 정권에 대한 자살 미션을 하고 있다”고 노골적인 말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회원국들이 북한 정권이 비핵화에 나설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것이 유엔의 역할”이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북한을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를 조력자로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이 원하는 제재를 이끌어내고 경제제재를 실효성 있게 집행하는 데 이 두 나라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사실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각국이 제한 없이 자국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강조했다. 그는 “나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항상 미국 우선주의를 앞에 두겠다”며 “다른 지도자들이 각국의 이익을 최우선 순위에 둔 것처럼 말이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연설의 이 부분에서는 청중으로부터 짧은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면서 유엔이 회원국들의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국가에는 서로 다른 목표가 있다며 “유엔의 성공은 회원국들의 독립적인 힘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극심한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관료주의에 물들어 있다는 지적을 받는 유엔의 개혁도 촉구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통화에서도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다. 백악관은 보도자료에서 두 정상이 “북한의 지속되는 국제사회에 대한 도발과 동북아 안정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 논의했다”며 “두 정상은 유엔 안보리 결의의 엄격한 이행으로 북한에 대한 압박을 최대화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연유진·박홍용기자 economicu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