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일자리 늘고 있지만...'양극화'는 더 심화

보건복지·도소매·음식점업 등

급여 수준 낮은 일자리만 증가

상용-임시·일용직 격차도 확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지난 19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근속수당 인상 및 교육부장관·교육감 직접 교섭을 촉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연합뉴스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지난 19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근속수당 인상 및 교육부장관·교육감 직접 교섭을 촉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직원들에 대한 처우가 대기업 못지않은 한 중견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이모(37)씨는 이달에 12만원가량 인상된 상여금을 받았다. 지난달 기본급이 3% 올랐기 때문이다. 상여금 입금 내역을 확인한 이씨는 돌아오는 월급날과 올해 임금 인상 소급분이 입금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경기도의 한 식당에서 일하는 김모(45)씨는 최근 틈이 날 때마다 구직센터를 찾는다. 김씨는 “아이에게 들어가는 돈이 점점 늘어 한 달에 150만원을 받아서는 생활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라며 “200만원 이상 받을 수 있는 일자리를 구하고 있지만 찾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일자리가 비교적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일자리 양극화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임금과 복리후생이 ‘괜찮은’ 일자리 증가는 제한적인 반면 급여 수준이 낮고 근무 여건이 ‘열악한’ 일자리는 급증하는 추세다. 이는 제조업 등 주력 산업의 성장이 정체돼 있는 상황에서 신성장 산업은 나타나지 않고 숙박 및 음식점업 등이 고용시장을 견인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남성과 여성, 상용직과 임시·일용직의 임금 격차가 커지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20일 고용노동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여성이 남성보다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증가 폭이 컸다. 특히 8월의 남성 취업자 증가 폭은 3만8,000명으로 여성 17만4,000명의 5분의1 수준에 그쳤다. 고용부 관계자는 “보건복지·도소매·숙박음식업 등은 전통적으로 여성을 많이 고용하는 산업”이라며 “이들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가 늘어나면서 여성의 취업자 증가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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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서비스업 확대에 따른 여성 일자리 증가는 일자리 양극화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숙박음식업·사회복지서비스업 등은 다른 산업과 비교할 때 임금이 가장 낮은 군에 속한다. 지난 6월 전체 산업의 월평균 급여는 340만7,000원이지만 사회복지서비스업과 숙박음식업의 평균 급여는 각각 285만1,000원과 199만6,000원에 머물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여성 근로자가 늘어나면 날수록 남녀 간 임금 격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으로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남녀 간 임금 차이가 가장 컸다.

상용직과 임시·일용직 간 임금격차도 커지고 있는 경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용직이 임시·일용직에 비해 근무시간이 길기 때문에 임금을 더 받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주목할 만한 사실은 그 차이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는 것인데 조직화 된 상용직 노조의 힘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세종=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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