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빨리 실패하라" 외친 구자열

LS 계열사 연구개발 성과공유회서

'우선실행 → 실패 → 재실행' 주문

4차 산업혁명 파고속 실행력 강조

구자열(앞줄 왼쪽 다섯번째) LS그룹 회장과 구자엽 (// 네번째) LS전선 회장, 우수과제 선정 연구원들이 안양 LS타워에서 열린 성과공유회 ‘T-Fair’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LS그룹구자열(앞줄 왼쪽 다섯번째) LS그룹 회장과 구자엽 (// 네번째) LS전선 회장, 우수과제 선정 연구원들이 안양 LS타워에서 열린 성과공유회 ‘T-Fair’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LS그룹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기 위해 “우선 실행하고 빨리 실패한 후 다시 실행하라”고 주문했다. 이는 4차 산업혁명의 거센 파고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실패하더라도 끊임 없이 도전하는 ‘실행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시대의 변화에 속도감 있게 대응할 것을 재차 역설한 것으로 해석된다.


26일 LS그룹에 따르면 구 회장은 25일 경기도 안양 LS타워에서 개최된 계열사들의 연구개발(R&D) 성과공유회인 ‘LS T-Fair 2017’에서 빠르게 실행하고 실패를 통해 배워서 다시 시도하는 새로운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연구개발(R&D) 스티드 업(Speed-up)을 강력히 추진해 효율적이고 성과지향적인 R&D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며 “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4차 산업혁명 흐름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애자일(Agile) 혁신 방식을 도입하고 표준과 절차에 얽매인 기존 연구 프로세스를 과감히 탈피할 것”을 당부했다.

애자일 혁신 방식이란 불확실성이 큰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지난 30여년 간 큰 변화를 불러 일으킨 방법으로, ‘우선 실행하고(do), 빨리 실패해 보고(fail fast), 실패를 통해 무엇을 어떻게 개선할지 배우고(learn), 다시 시도해보는(redo)’ 것을 말한다.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창의적 혁신을 만들어내는 기법으로 최근 위기 국면을 맞고 있는 제조업 분야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구 회장은 “이러한 혁신은 CTO 및 연구원뿐 만이 아니라, 각사 CEO의 의지와 전사적 차원의 협업과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여기 계신 CEO, CTO 등 리더들을 중심으로 ‘크게 생각하고 작게 시작해서 민첩하게 실행하라’(Think Big, Start Small, Act Fast)는 디지털 시대의 행동 철학을 실천해 R&D Speed-up을 더욱 가속화 해달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지난 2015년부터 ‘R&D Speed-up’과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그룹의 미래 전략으로 강조해 왔다. 이런 변화에 발맞춰 현재까지 LS산전 청주사업장, LS-Nikko동제련 울산사업장 등이 스마트 팩토리로 전환하며 디지털 흐름에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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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구 회장이 ‘애자일’ 혁신 방식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전사적인 정신 무장을 주문한 것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극 대응하지 않고서는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올 들어 LS그룹은 계열사 자산과 지분 매각을 통해 1조 8,000여억원을 마련하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 7월 LS엠트론은 자동차 전장(電裝) 부문 자회사인 LS오토모티브 지분 일부와 동박(2차전지 등에 쓰이는 얇은 구리 박) 사업을 1조500억원에 미국계 투자회사 KKR에 넘겼다. 이 사업들은 자동차·IT(정보기술) 부품 소재 분야의 알짜 사업이라 시장 예상가보다 비싸게 매각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어 8월 말 LS니꼬동제련은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합작 투자한 해외 자원 개발 회사 지분을 캐나다 기업에 7,100억원을 받고 팔았다.

이달 들어선 LS전선이 중국 우시 법인 지분 47%를 매각해 450억원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차입금 상환 등을 제외하더라도 LS그룹이 이들 계약에서 확보한 현금이 1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T-Fair는 LS 창립 이후 그룹 차원에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연구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지난 2004년부터 실시해 올해로 13회째를 맞았다. 이 자리에는 구자열 회장, 구자엽 LS전선 회장을 비롯한 회장단과 각 계열사 CEO, CTO(최고기술책임자) 등 연구원 400여명이 참석했다. 이 행사는 드론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LS전선, LS산전 등 8개 사의 우수 과제 발표 및 시상식과 함께, 연구원들의 단합을 도모하는 어울림 마당 순으로 진행됐다.

/정민정기자 jminj@sedaily.com

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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