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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기획①] '슈퍼주니어부터 세븐틴까지'…'다인원 그룹'의 변천사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아이돌 그룹이 탄생하는 요즘. 이제는 5~6인조를 두고 ‘적은 인원’이라고 표현할 만큼 향후 다인원 그룹이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워너원(11인조), 세븐틴(13인조), 트와이스(9인조) 등 가요계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대세 그룹 외에도 프리스틴(10인조), 펜타곤(10인조), SF9(9인조), 골든차일드(11인조) 등의 신인들 역시 대규모 인원을 내세워 가요계 공략에 나섰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사진=SM엔터테인먼트


물론, 다인원을 내세운 그룹의 등장이 최근 몇 년 사이에만 있었던 일은 아니다. 지난 1999년 YG의 양현석을 필두로 지누션, 원타임, 세븐, 휘성, 렉시 등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로 구성된 YG패밀리가 ‘멋쟁이 신사’ 등을 선보였고, 같은 해 이상민은 룰라, 샤크라, 디바 등과 함께 그룹 브로스라는 팀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프로젝트 그룹으로 궤를 달리한다.

그렇다면 다인원화(化)의 기준점을 어디로 잡아야 할까. 많은 이들은 지난 2005년 데뷔한 슈퍼주니어를 기점으로 아이돌 그룹들의 형태와 성격이 변모했다고 입을 모은다. 비슷한 시기에 아이써틴(i-13)이라는 걸그룹이 데뷔하기도 했지만, 이들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금세 사라졌다.

2005년 슈퍼주니어는 12인조로 데뷔했다. 아무리 SM엔터테인먼트라는 든든한 울타리가 있다 하더라도 당시만 해도 파격에 가까웠던 12인조 대형그룹이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자아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슈퍼주니어는 데뷔 6개월 만에 가요 프로그램 정상을 차지한 것은 물론, 각종 연말 시상식을 휩쓸며 대세의 반열에 올랐다.

(위쪽부터)NCT127-NCT DREAM/사진=서경스타DB, SM엔터테인먼트(위쪽부터)NCT127-NCT DREAM/사진=서경스타DB, SM엔터테인먼트


무엇보다 당시 슈퍼주니어의 가장 큰 차별성은 바로 ‘유닛 활동’이라 볼 수 있다. 그전까지만 해도 아이돌 그룹들이 ‘운명공동체’처럼 고정된 틀 속에서만 활동을 펼쳤다면, 슈퍼주니어는 국내 가수로는 최초로 중화권 시장에서 현지화 정책을 펼친 ‘슈퍼주니어-M’이라는 유닛을 필두로, 슈퍼주니어 K.R.Y, 슈퍼주니어-T, 슈퍼주니어 D&E 등 상황에 따라 자유자재로 외형을 달리하며 ‘따로 또 같이’ 전술을 펼쳤다.

완전체로서 뿐만 아니라, 각자의 개성과 강점을 살린 슈퍼주니어의 성공 사례는 이후 아이돌 론칭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우려가 가득했던 다인원 구조가 점차 보편화되기 시작했고, 유닛을 비롯해 가수, 예능, 연기 등 각자의 장기를 살린 멤버 개인 활동이 가속화 됐다.


실제로, 에프터스쿨에서 파생된 유닛 오렌지 캬라멜, 소녀시대 태연-티파니-서연의 유닛인 태티서, 빅스 레오와 라비의 유닛 빅스LR, EXO의 한국 유닛 EXO-K와 중국 유닛 EXO-M 등이 팀 성공과 함께 유닛 활동으로도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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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경스타DB/사진=서경스타DB


슈퍼주니어가 데뷔한지도 10년을 훌쩍 넘긴 지금은 어떨까. 다인원 추세와 유닛 활동이라는 큰 맥락은 유지하면서도, 현재는 이전보다 더욱 다층, 다각화 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쿼드러플 밀리언셀러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최고의 자리에 오른 그룹 엑소는 다인원이라는 특징 외에도 판타지 스토리텔링을 가미한 자신들만의 세계관을 처음으로 선보였으며, 보컬, 힙합, 퍼포먼스 등 멤버들의 장점을 살린 3개의 유닛으로 나눈 세븐틴은 노래와 안무를 자신들의 손으로 완성시키는 ‘자체제작’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급기야는 멤버 수의 제한이 없는 팀까지 등장했다. 바로 SM에서 선보인 브랜드 NCT다. NCT라는 중심을 놓고 그 안에서 멤버들이 조합을 이뤄 활동하는 연합팀 NCT U,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팀 NCT 127, 10대 멤버로 구성된 청소년 연합팀 NCT DREAM이 가지를 뻗은 셈이다.

NCT의 뿌리 자체가 개방성과 확장성을 중심으로 하는 만큼, 각 유닛별 멤버의 영입이 자유롭고 멤버 수 또한 제한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팀의 수명 역시 무한하다.

이같은 변화는 더 이상 다인원 그룹만으로는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없게 되면서, 그 안에서 나름대로의 자구책을 찾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팀이 추구하는 뚜렷한 콘셉트에 융화되기 위해 일부 멤버들이 포기해야 했던 개성이나 능력을 또 다른 형태를 통해 표출하며 활동의 저변을 넓혀간다는 순기능을 하고 있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이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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