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뒷북경제]서구형 식습관 때문에 위암 제친 대장암…연휴 때도 음식조절

■통계청 ‘2016년 사망원인 통계’

채식→육식 변화 따라 대장암 발병

폐암·간암·대장암 순



끝날 것 같지 않던 열흘간의 추석 연휴도 이제 후반전에 접어들었습니다. 오랜 만에 가족 친지와 함께 즐거운 명절을 보내며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었을 텐데요, 이쯤 되면 주변에 다이어트 걱정하는 사람 꼭 한두 명씩 있죠. 한두 명 빼고 모두라는 소리도 들리는군요. 과식을 부르는 주범은 대개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육류입니다. 평소 같으면 정량만 먹을 것도 풍성한 한가위답게 명절에는 한 입 더 들다 보면 연휴가 끝날 때쯤에는 몸무게가 확 늘기도 하지요.

사실 우리가 이렇게 고기를 많이 먹는 민족은 아니었습니다. 먹을 게 귀하던 예전에는 잔칫날이 아니면 고기 구경하기 힘들었고, 설사 고기를 먹더라도 간에 기별도 안갈 만큼 적게 먹는 경우가 다반사였죠. 그러다 최근에는 ‘일일일닭(하루 치킨 한 마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고기를 예전보다 많이, 자주 먹고 있죠. 이처럼 식습관이 변하면서 우리 몸에도 변화가 생겼는데요, 최근 아주 유의미한 통계치 하나가 나왔습니다.


◇대장암, 새로운 한국인 3대암=지난달 22일 통계청은 ‘2016년 사망원인 통계’를 발표했습니다. 대한민국 사람이 어떻게 죽는지 다소 우울한(?) 결과치인데요, 1983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바로 암 사망 3위가 위암에서 대장암으로 바뀐 겁니다.

지난해 사망자는 모두 28만827명으로 조사망률(인구 10만명당 사망자 수)은 549.4명이었습니다. 사망원인 1위는 단연 악성신생물(암)로 사망률 153.0명을 기록했는데요, 이어 심장질환(58.2명), 뇌혈관질환(45.8명), 폐렴(32.2명), 자살(25.6명), 당뇨병(19.2명), 만성하기도질환(13.7명), 간질환(13.3명) 순이었습니다.

전체 사망 원인의 27.8%를 차지한 암 중에서도 폐암(35.1명)과 간암(25.1명)이 가장 많았는데요, 대장암은 16.5명으로 위암(16.2명)을 앞질렀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인 3대 암’은 폐암과 간암, 위암으로 알려졌는데 이제는 대장암이 새로운 3대암 자리에 오른 것이죠. 전문가들은 채식에서 육식 위주로 식단이 서구화 한데서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반면 위암은 내시경 검사가 일반화하고 저염식 문화 확산 등에 따라 사망률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60대 이상은 폐암, 40~50대는 간암 많아=암 사망자를 연령대 별로 살펴보면, 30대는 위암, 40~50대는 간암, 60세 이상은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대의 경우 백혈병(0.9명), 뇌암(0.4명), 간암(0.1명)순이었고, 20대는 백혈병(1.1명), 뇌암(0.5명), 위암(0.3명)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린 시기 발병하는 암은 유전의 영향을 받거나 희귀암이 주를 이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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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부터는 점차 후천적인 원인이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데요, 30대는 위암(2.3명), 유방암(1.7명), 간암(1.6명), 40대는 간암(9.6명), 위암(6.1명), 유방암(5.5명)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어 50대는 간암(28.1명), 폐암(21.1명), 위암(14.5명), 60대는 폐암(77.4명), 간암(52.3명), 위암(30.3명) 순이었고, 70대는 폐암(216.5명), 간암(97.8명), 대장암(78.8명), 80세 이상은 폐암(345.9명), 대장암(202.1명), 위암(175.6명)이 사망에 이르는 주된 원인이었습니다.

◇식도암, 남자가 여자의 9.5배=암에 따라 성별 차이도 나타나는데요, 일단 남자의 암 사망률(188.8명)은 여자(117.2명)보다 1.6배 높아 암으로 죽는 남자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남자는 폐암(52.2명), 간암(31.5명), 위암(20.8명) 순으로 사망률 높았고 여자는 폐암(18.1명), 대장암(14.6명), 간암(11.6명) 순이었는데요 남녀 간 차이는 식도암(9.5배)이 가장 높고, 폐암(2.9배), 간암(2.7배) 순이었습니다. 남자들이 상대적으로 식도암이나 폐암에 더 많이 걸리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음주 비율이 높고 과음하는 경우도 더 잦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폐암이나 간암 역시 폭음과 흡연의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다른 좋은 통계들도 많은데 사망률 통계를 살펴보다 보니 뭔가 더 건강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이제 연휴도 나흘 남았습니다. 지금까지 과식과 과음으로 건강을 잘 못 챙겼다면 이제부터라도 균형 있는 식사와 적절한 운동으로 몸을 더욱 건강하고 탄탄하게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여전히 우리에게는 많은 시간이 남아있습니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세종=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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