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美국제무역위 “삼성·LG세탁기 판매량 급증으로 우리 산업 피해” 판정

한국산 태양광 이어 트럼프 정부 들어 두 번째

ITC, 19일 공청회 거쳐 구제방안 보고

트럼프가 내년초 최종 결정

삼성·LG 연간 1조원 세탁기 수출 타격 가능성

지난 3월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플렉스워시’ 출시 행사에서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서병삼 부사장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3월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플렉스워시’ 출시 행사에서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서병삼 부사장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5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수출한 세탁기로 인해 자국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판정했다.


지난달 22일 한국산 태양광 패널에 이은 두 번째 산업피해 판정으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한국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압박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미 ITC는 이날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삼성과 LG를 겨냥해 제기한 세이프가드 청원을 심사한 결과, “양사 수출품의 판매량 급증으로 인해 국내 산업 생산과 경쟁력이 심각한 피해 혹은 심각한 피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ITC는 삼성과 LG가 수출하는 세탁기 중 ‘한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피해 판정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LG의 경우 일부 수출 세탁기를 국내에서 만들고 있으나, 양사 모두 대부분을 베트남 등 해외공장에서 제조·수출하고 있어 ‘한국산 면제’ 혜택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세이프가드는 덤핑과 같은 불공정 무역행위가 아니라도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산업이 피해를 볼 경우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다.

ITC의 이날 피해 판정이 곧바로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앞으로 청문회 등을 거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 부활과 보호무역 기조를 일찌감치 천명한 만큼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관련기사



이 경우 연간 1조 원이 넘는 삼성과 LG 세탁기의 미국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월풀이 청원한 세이프가드 적용 대상은 삼성과 LG의 대형 가정용 세탁기이다.

이 제품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월풀(38%), 삼성(16%), LG(13%) 순이다. 삼성과 LG가 지난해 미국 시장에 수출한 대형 가정용 세탁기 규모는 총 10억 달러(약 1조1천400억 원)이다.

삼성과 LG는 한국과 중국, 태국, 베트남, 멕시코에서 세탁기를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월풀은 양사가 반덤핑 회피를 위해 중국 등으로 공장을 이전한 것이라며 세이프가드를 요청했다.

ITC는 이날 피해 판정에 따라 오는 19일 ‘구제조치(remedy)’ 공청회를 개최하며, 내달 투표를 거쳐 구제조치의 방법과 수준을 결정한다.

구제조치로는 관세 부과 및 인상, 수입량 제한, 저율관세할당(TRQ·일정 물량에 대해서만 낮은 관세를 매기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 등이 포함된다.

ITC는 이어 12월께 트럼프 대통령에게 구체적인 무역구제를 건의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후 60일 이내에 최종 결정을 한다. 이에 따라 최종 결론은 내년 초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박홍용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