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LG, 세탁기 피해 얼마나 될까

공청회, ITC 투표 거쳐 내년초 구제조치 최종 결정

삼성 수출량 전부, LG 80% 세이프가드 대상될 수

삼성 미국 현지 공장 1월 가동되면 충격 흡수 가능

세탁기 외 다른 가전도 유사 조치 나올까 우려도

LG전자의 세탁기. /서울경제DBLG전자의 세탁기. /서울경제DB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한국 브랜드 세탁기로 인한 자국 산업 피해 판정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피해 규모가 얼마나 될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단 이번 ITC의 판정이 곧바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으며, 공청회 등을 거쳐 내년 초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구제조치를 결정하게 된다.

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ITC의 결정으로 이달 19일 구제조치 공청회와 구체적인 구제조치의 방법과 수준을 결정하는 ITC 투표가 잇따라 실시 된다. 이후 12월에는 ITC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구체적인 무역구제를 건의하게 되며, 트럼프 대통령은 60일 이내에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이 시점은 내년도 1~2월께로 예상된다. 구제조치란 자국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처방이다. 관세 부과와 인상, 수입량 제한, 저율관세할당(TRQ·일정 물량에 대해서만 낮은 관세를 매기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관세 인상의 수준이나 수입량 제한의 폭 등이 구체화해야 실질적인 피해 규모가 나올 수 있다.


일단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 시장에 판매하는 세탁기는 연간 물량으로는 200만대 이상, 금액으로는 10억 달러(약 1조 1,400억원) 규모 정도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대부분을 태국·베트남에서 생산해 수출 중이며, LG전자는 동남아에서 80%를, 나머지 20%는 국내 창원 공장에서 만들어 수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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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C가 한국산 세탁기에 대해서는 세이프가드 조치 때 배제하도록 한 만큼 삼성전자는 수출 물량 대부분이, LG전자는 동남아 수출분 전체가 세이프가드의 사정권에 들어가게 됐다. 다만 삼성·LG전자 모두 미국에 현지 공장을 건설 중이어서 세이프가드 조치가 발동되더라도 상당 부분 충격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전자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짓고 있는 가전 공장은 내년 1월 중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도 내후년인 2019년 상반기 중에 테네시주에 가전 공장을 가동해 미국 수출분의 상당량을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그러나 미국 공장이 가동에 들어가더라도 생산이 안정화될 때까지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고, 현재 태국·베트남 등에서 생산 중인 물량은 생산량을 줄이거나 새로운 수출처를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타격은 불가피하다. 세이프가드 조치는 미국 내 삼성·LG전자 유통망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양사는 일단 이달 19일 열릴 ITC 공청회 대응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ITC는 다음 달 구제조치 보고서 작성을 앞두고 공청회를 열 예정인데, 삼성·LG전자와 정부 당국은 우리 입장을 소명하기로 했다. 삼성·LG전자는 세이프가드가 발동될 경우 소비자 선택권을 제약하고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더 큰 문제는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세탁기뿐 아니라 다른 품목에 대해서도 언제든 비슷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세탁기 외에 냉장고나 TV 등 다른 제품으로도 피해가 확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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