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이 세계에서 두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 스카이조스터는 SK케미칼이 자체개발·생산한 품목들에 적용하는 패밀리 브랜드 ‘스카이’와 대상포진 바이러스를 의미하는 단어 ‘조스터’를 결합한 것이다. /사진제공=SK케미칼SK케미칼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대상포진 백신 개발에 성공하며 글로벌 제약사 MSD가 10년 넘게 독점해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특히 이번 대상포진 백신 개발과 시판 허가로 우리나라 백신 자급률이 마침내 50%에 도달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다.
SK케미칼은 자체 기술로 개발한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사진)’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최종 시판 허가를 획득해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돌입했다고 9일 밝혔다. SK케미칼은 앞으로 국가 출하 승인 등의 과정을 거쳐 올해 중 국내 병·의원에 해당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소아기에 수두를 일으킨 뒤 몸속에 잠복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질병이다. 피부 발진과 물집 등이 나타나며 극심한 통증이 동반된다. 예방을 위해 백신 접종이 권고되지만 대상포진 백신은 글로벌 제약사 MSD가 2006년(국내에는 2013년) 첫 출시한 ‘조스타박스’가 유일해 환자들에게 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었다.
연내 전국 병·의원에 공급
8,000억 글로벌 시장도 공략
하지만 이번에 SK케미칼이 자체 기술을 이용한 대상포진 백신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약 800억원 규모의 국내 대상포진백신 시장에서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다. SK케미칼의 스카이조스터는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를 약독화시킨 생백신으로, 해외 전문 비임상 시험기관에서 엄격히 안전성을 입증한 후 국내에서 약 5년간의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SK케미칼 측은 “고려대 구로병원 등 8개 임상기 관에서 만 50세 이상 성인 총 842명을 대상으로 유효성 및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SK케미칼은 국내 시장에 이어 글로벌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전 세계 대상포진백신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6억8,500만 달러(약 8,000억원)에 이른다.
특히 이번 시판 허가는 우리나라의 백신 자급률을 처음으로 50%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SK케미칼이 대상포진 백신 개발에 성공하며 우리나라는 필수예방접종 백신과 대테러 백신 등 총 28종의 백신 중 절반인 14종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게 됐다.
SK케미칼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세포배양 4가 독감 백신을 상용화하고 폐렴구균 백신의 국내 시판 허가를 받아낸 데 이어 이번에 대상포진 백신 개발까지 성공하며 프리미엄 백신 개발 기업으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했다는 평가다.
SK케미칼은 글로벌 생명과학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 주목, 2008년부터 4,000억원의 투자를 진행하며 예방의학의 핵심인 백신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특히 2012년 경북 안동에 세계 최고 수준의 백신 공장 L하우스를 설립해 △세포·세균배양 △유전자재조합 △단백접합백신 등 프리미엄 백신 개발·생산에 필요한 모든 기술·설비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SK케미칼은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자궁경부암, 소아장염, 장티푸스 등의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만훈 SK케미칼 사장은 “세계 최초로 4가 세포배양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4가’를 개발한 데 이어 또 하나의 세계적 백신을 국내 자체 기술로 개발하게 돼 기쁘다”며 “향후 다양한 프리미엄 백신을 추가 개발해 백신 주권 확립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
SK케미칼 박만훈 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