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업계

대우건설 매각 순항할까

산은 이번주 정식 매각공고

국내외 8~9곳 인수에 관심

매각가격 2조~3조원 추정

"덩치 커 쉽지 않을 것" 전망도



건설업계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히는 대우건설의 매각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의 정식 매각 공고 시기가 임박해지면서다. 산업은행은 확실한 인수 의향을 가진 곳이 있다는 판단과 함께 내년 초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당초 계획대로 매각 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에 시공능력평가 3위에 오를 만큼 국내 대표 건설업체로 꼽히는 대우건설의 새 주인이 누가 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이번주 대우건설에 대한 정식 매각 공고를 낼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이를 위해 매각 주간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와 미래에셋대우로부터 실사보고서를 전달받아 검토를 마친 상태다.

산업은행은 당초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말 매각 공고를 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대우건설의 최근 수주 실적을 반영해 몸값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공고시기를 늦췄다. 대우건설은 지난 8월 오만에서 스페인 건설회사인 테크니카스 레우디나스와 조인트벤처 형태로 27억5,000만달러(약 3조1,000억원) 규모의 정유설비 공사를 수주했다. 인도 최장 해상 교량 사업인 ‘뭄바이 해상교(Mumbai Trans Harbor Link)’ 수주전에서도 대우건설이 인도 타타그룹과 꾸린 컨소시엄이 일부 구간에서 최저가 입찰을 하며 수주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국내에서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15차 등 주요 재건축 단지 시공사로 선정되는 실적을 올렸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이 사모펀드 ‘KDB 밸류 제6호’를 통해 보유 중인 대우건설 지분 50.75%다. 매각가는 2조~3조원이 될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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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내부에서는 그동안 말만 무성했던 대우건설 매각 작업이 이번에는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 자신감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국내외 8~9곳에서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중 확실한 인수 의사를 내비친 곳이 있다는 게 산업은행의 판단이다.

아울러 대우건설이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1,942억원)보다 146.1%나 증가한 4,780억원을 기록하고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개선을 꾸준히 한 만큼 매각 작업을 순조롭게 끌고 갈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진투자증권 역시 대우건설 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대우건설의 3·4분기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2조8,919억원, 영업이익은 128.9% 증가한 2,235억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매각 작업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 역시 적지 않게 제기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덩치가 워낙 큰 기업인데다 한국의 건설 경기가 좋지 않다는 얘기가 계속해서 나오는 상황에서 국내 사업 비중이 비대한 점은 인수 작업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결국 관건은 매각가격”이라면서 “산업은행의 인수 당시 1만8,000원인 주가가 현재 7,000~8,000원으로 떨어진 것을 감안할 때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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